[횡설수설/김재영]佛 슈퍼 700곳 냉장고 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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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에서는 전국 슈퍼마켓 1만여 곳 가운데 700여 곳의 냉장고가 동시다발적으로 해킹당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카르푸, 앵테르마르셰 등 주요 유통업체 매장의 냉장·냉동 설비가 공격 대상이 됐다. 내부 온도가 오르면서 식품이 다 녹아버려 대형 쓰레기통에 대량 폐기됐고 일부 매장에서는 화재 피해를 입기도 했다. 피해 규모가 수백억 원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번 사태를 두고 프랑스 경제장관은 “식량 안보의 핵심을 건드렸다”며 “모두를 향해 울리는 경종”이라고 했다. ▷냉장고가 동시에 히터로 변한 비밀은 설비를 하나로 묶은 ‘네트워크’에 있었다. 가정용과 달리 대형마트의 냉장고는 중앙 제어 시스템에 인터넷으로 연결해 온도와 작동 상태를 원격으로 일괄 조종한다. 해커들은 이 시스템의 제어권을 빼앗아 냉장고의 ‘성에 제거’ 기능을 노렸다. 냉각기에 쌓인 성에를 없애기 위해 잠시 냉기를 멈추고 온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기능을 원격으로 통제해 온도를 50도까지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어처구니없게도 기본을 지키지 않은 데 있었다. 유통업체들이 냉장고 제어 시스템의 보안 업데이트를 제때 하지 않아 취약점을 방치한 것이 화를 불렀다.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최근 해킹 공격의 피해는 단순한 데이터 유출이나 웹사이트 먹통을 넘어 ‘냉장고 테러’처럼 실물 자산의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화 설비에 의존하는 식품 공장이나 항만 물류 시스템, 더 나아가 국가 전력망의 운영 기술이 해커에게 농락당하면 사회 전체가 마비되는 끔찍한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냉장고 해킹 사건에서 보듯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보안의 구멍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 집 거실과 주방 역시 해킹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아이나 반려동물을 지켜보려고 집 안에 설치한 IP카메라(홈캠)가 해킹당해 내 사생활을 생중계하는 끔찍한 ‘몰카’로 둔갑한다. 최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발전하면서 냉장고, TV, 로봇청소기 등 집집마다 놓인 스마트 가전제품들이 해커가 집 안으로 침투하는 손쉬운 ‘문 따기 도구’가 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중국 정부 소속 해커들이 가정용 공유기와 스마트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해킹해 서방 측 기밀 탈취의 루트로 활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커들은 사용자들이 제품을 구매한 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소홀히 한다는 점을 노렸다. 최근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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