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어깨 기능을 되찾는 비수술 치료 3가지

MRI에서 “회전근개가 파열됐습니다”라는 진단을 받는 순간, 대부분의 환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는 ‘수술’이다. 40대 이후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에게 회전근개파열은 흔한 진단명이 되었지만, 그 진단이 곧 수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최근 국내외 정형외과 학계에서는 회전근개파열의 치료 패러다임이 ‘봉합’에서 ‘기능 회복’으로 전환되고 있다.
진료실에서 “수술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환자들은 대개 놀란 표정으로 “찢어진 힘줄을 꿰매지 않고 어떻게 회복이 됩니까?”라며 되묻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최신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리한다.
◇회전근개파열, 무증상 성인의 절반에서 발견된다
먼저 회전근개파열에 대한 오래된 오해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많은 환자들은 파열이 곧 통증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어깨관절 분야의 대표 학술지인 ‘세계 견주관절 학회지(Journal of Shoulder and Elbow Surgery, JSES)’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이 통념을 뒤집는다.
어깨 통증이 전혀 없는 60세 이상 정상 성인을 대상으로 초음파와 MRI 검사를 시행한 결과, 약 54%에서 회전근개파열이 관찰됐다. 70대와 80대에서는 그 비율이 더욱 높아졌다. 즉, 회전근개가 파열되었더라도 통증이 없는 사람이 절반을 넘는다는 의미다.
이는 회전근개파열의 진짜 통증 원인이 파열 자체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세계 정형외과 학계에서는 어깨 통증의 본질적 원인을 파열로 인해 무너진 힘줄들 간의 '힘의 균형(Force Couple)'에서 찾는다. 회전근개는 네 개의 힘줄이 사방에서 어깨뼈를 감싸며 균형을 유지하는 구조인데, 이 균형이 깨졌을 때 통증이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파열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악화되는가
또 다른 흔한 오해는 “수술하지 않으면 힘줄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 나중에는 수술조차 불가능해진다”는 두려움이다. 그러나 세계 견주관절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회전근개파열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거나 아예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급격한 파열 확대는 극히 일부에서만 관찰되었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이 결과가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파열 진단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수술을 결정할 필요는 없다는 임상적 근거는 분명하다.
◇봉합 수술의 한계—재파열률 20~50%
수술을 결정할 때 반드시 짚어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이 있다. 회전근개 봉합술 후 재파열률이 20~50%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 수치는 대한 정형외과 학회지를 비롯한 다수의 국내외 논문에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재파열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회전근개의 조직학적 특성에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오랜 세월 반복된 미세 손상으로 힘줄이 퇴행성으로 얇아지고 약해진 상태에서 발생한다. 이렇게 약해진 조직을 봉합사로 강하게 당겨 뼈에 붙이는 방식은 물리적 봉합에는 성공하더라도 조직학적 융합까지 보장하지 못한다. 회전근개 힘줄이 붙는 어깨 상완골은 혈류가 부족하고 뼈에서 골 진(골수)도 잘 나오지 않는 편이다. 따라서 봉합 수술 후에도 힘줄이 뼈에 온전히 융합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인공 이식물을 덧대는 패치 보강술도 시도되고 있으나, ‘미국 스포츠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 AJSM)’에 발표된 연구는 패치 보강술이 재파열 방지나 기능 개선에 명확한 근거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결론지었다.
◇수술 vs 비수술, 결과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가
이쯤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수술을 한 환자와 하지 않은 환자의 결과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미국 정형외과 학회지(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JBJS)’에 발표된 무작위 대조 연구는 회전근개파열 환자를 수술군과 비수술군으로 나누어 장기간 추적 관찰했다. 결과는 어깨 기능, 통증 정도, 삶의 질 지표 모두에서 두 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회전근개파열의 치료 목표는 '찢어진 힘줄을 봉합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통증 없이 팔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 회복'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미세자극술·핌스 시술·콜라겐 시술—수술 없이 힘의 균형을 회복하다
비수술적으로 어깨 기능을 회복시키려면 어떤 치료법이 있는가. 본원에서는 다음 세 가지 치료법을 중점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첫째, 미세자극술.
초음파로 실시간 관찰하면서 얇은 바늘로 손상된 힘줄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 자극을 주는 시술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에서 시행하는 '미세 건절제술(Percutaneous Needle Tenotomy)'과 동일한 개념으로, 손상된 힘줄에 의도적인 자극을 부여하여 회복 반응을 유도한다. 회전근개파열의 대부분은 급성 외상이 아닌, 노화로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 손상이다. 문제는 우리 몸이 만성화된 손상을 '원래 있던 상태'로 인식하여 능동적인 치유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세자극술은 이 지점을 겨냥한다. 만성 손상 부위에 미세한 자극이 가해지면 인체는 이를 '새로운 상처'로 인식하고 멈춰 있던 치유 반응을 재가동시킨다. 자극된 부위에 새로운 혈류가 모여들고 세포 단위의 회복 반응이 활성화되면, 힘줄 세포가 손상된 조직을 스스로 복구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힘줄 내부에 침착되어 있던 석회질이 분해되는 부수적 효과도 관찰된다. 시술은 부분마취로 약 30분 이내에 종료되며, 당일 퇴원과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둘째, 핌스 시술(PIMS).
앞서 설명한 '힘의 균형' 이론에 정확히 대응하는 치료법이다. 힘줄 하나가 파열되면 남아 있는 주변 힘줄들이 그 역할을 대신 감당하기 위해 무리한 부담을 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힘줄은 딱딱하게 굳고, 일부는 지나친 이완으로 흐물흐물하게 약해진다. 결과적으로 네 개 힘줄의 균형이 어긋나면서 팔을 움직일 때마다 어깨뼈가 주변 뼈 구조물과 부딪히게 되고, 이 충돌이 통증의 실제 원인이 된다. 핌스 시술은 이 문제를 이중으로 해결한다. 굳어진 힘줄에는 특수 바늘로 정확히 접근하여 유착을 풀어주고, 약해진 힘줄에는 자극을 부여하여 강화시킨다. 힘줄들 간의 힘의 균형을 재정립함으로써 통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다.
셋째, 콜라겐 시술.
힘줄은 조직학적으로 콜라겐 섬유가 촘촘히 배열된 구조다. 회전근개파열 부위는 이 콜라겐 구조가 훼손된 상태이므로, 콜라겐 자체를 직접 공급하여 힘줄의 조직학적 회복을 지원하는 접근법이 임상에서 활용되고 있다.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시행된다. 콜라겐 주입술은 손상된 힘줄에 콜라겐을 직접 주입하여 힘줄 조직의 리모델링을 촉진하는 시술이다. 파열 크기가 크지 않은 경우 특히 활용도가 높다. 콜라겐 임플란트 시술은 파열 부위에 콜라겐 막을 덮어 자가 조직의 회복 반응을 유도하는 시술이다. 실로 봉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봉합 수술과 근본적으로 다르며, 국내외 임상 보고에서 재파열률이 봉합술 대비 낮은 수준으로 관찰되고 있다.
이 세 가지 치료법은 환자의 파열 크기, 위치, 힘줄 상태에 따라 단독 또는 병행 적용된다.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어깨 명의를 찾는 환자에게 드리는 조언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은 환자가 어깨 명의를 찾을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정확한 진단이다. 초음파와 MRI를 통해 파열 크기, 위치, 힘줄 조직의 질을 정밀 평가해야 한다.
둘째, 수술과 비수술을 균형 있게 제시하는 병원을 선택해야 한다. 무조건 수술을 권유하거나 반대로 무조건 비수술만 강조하는 병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셋째, 비수술 치료의 임상 근거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의료진인지 확인해야 한다.
회전근개파열의 치료는 이제 봉합의 시대에서 재생 및 기능 회복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수술을 결정하기 전 반드시 미세자극술, 핌스 시술, 생물학적 콜라겐 시술과 같은 비수술 재생치료의 가능성을 검토 받아보길 권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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