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화산’ 이정후, 미친 개그감도 ‘끝내기 주인공인 줄’

[동아닷컴]

지난해 큰 부상의 아픔을 딛고 놀라운 타격감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이끌고 있는 이정후(27)가 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경기를 가졌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2-2로 맞선 9회 엘리엇 라모스가 투수 앞 내야땅볼을 때린 뒤 상대 실책에 힘입어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라모스는 투수 앞 땅볼을 때렸으나 루크 잭슨이 1루수가 잡을 수 없는 송구를 하는 바람에 3루까지 내달렸다. 이는 내야안타로 기록됐으나, 명백한 실책성 플레이.

이후 1루수 제이크 버거가 우익수 파울 지역에서 잡아 3루로 송구했으나, 이 역시 3루수 글러브를 외면하는 공. 이 사이 라모스가 홈까지 내달렸다.

결과는 샌프란시스코의 결승 득점. 최대 내야안타, 최소 투수 앞 땅볼이 됐어야 하는 타구가 결승 득점으로까지 이어진 것.

이에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은 광분했고, 이정후가 이 장면에서 팬들에게 큰 움읏을 선사했다. 마치 이정후가 끝내기 안타를 때린 선수로 보인 것.

라모스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밟은 뒤,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은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승리의 순간을 만끽했다.

모두가 환호하는 과정에서 이정후가 가장 늦게 끝내기 득점의 주인공에게 다가갔다. 이때 백업 내야수 크리스티안 코스가 음료수 통을 들고 등장했다.

코스는 라모스에게 커다란 음료수 통을 그대로 부으려 했을 터. 하지만 조준이 잘못됐다. 이 음료수가 이정후에게 쏟아진 것.

큰 음료수 통 세례를 받은 이정후는 얼핏 보기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 모든 것은 샌프란시스코가 현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에 웃을 수 있는 일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승리로 시즌 19승 10패 승률 0.655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 LA 다저스와의 격차는 0.5경기 차.

지옥의 17연전을 10승 7패로 마무리 한 샌프란시스코는 29일 휴식을 취한 뒤, 30일과 5월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2연전을 가진다.

조성운 동아닷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