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키워야 프로서 살아남는다”… 군복무중 체중 90kg→100kg
근육질로 변신해 장타 ‘쾅쾅’
13홈런-43타점 올리며 맹활약
김도영과 차세대 간판타자 경쟁
안현민은 16일 현재 타율 0.349, 13홈런, 43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날까지 174타석에 들어선 안현민은 규정 타석(217타석) 미달로 타율 순위표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홈런은 공동 4위, 타점은 공동 9위에 올라 있다.
OPS(출루율+장타력)는 최우수선수(MVP) 수준인 1.128이다. ‘국민 타자’ 이승엽(49·당시 삼성)이 56홈런을 날린 2003년 OPS가 1.127이었다. 한국프로야구 최저 연봉(2700만 원)을 조금 웃도는 3300만 원을 받는 그가 MVP급 활약을 펼친다는 얘기다.
KT 안방 도시 수원 팬들 사이에서는 2003년 수원구장을 안방으로 쓰면서 53개의 홈런을 친 심정수(50·당시 현대)와 비교하기도 한다. ‘헤라클레스’라는 별명을 가졌던 심정수처럼 안현민도 온몸이 근육질이다. 심정수처럼 강견 우익수인 안현민은 파워도 헤라클레스급이다. 올해 안현민의 홈런은 평균 130m를 날아간 뒤에야 지면에 떨어졌다. 한국프로야구 홈런 평균 비거리 1위가 안현민이다. 올 시즌 최장거리 홈런 기록 역시 안현민이 5월 10일 수원에서 3회말 롯데 나균안(27)을 상대로 기록한 145m다.안현민은 2022년 신인 드래프트 때 2차 4라운드 8순위(전체 38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데뷔 첫해 퓨처스리그(2군) 42경기에 나와 타율 0.231, 2홈런, 11타점에 그친 안현민은 그해 8월 23일 현역으로 군 입대했다. 그리고 강원 양구군에 있는 제21 보병사단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했다.
군 시절 안현민은 취사반만큼 체력단력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야구에 대한 갈증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해소했던 것. 그 결과 안현민은 데드리프트, 스쾃, 벤치프레스를 합친 ‘3대 중량’을 640kg까지 들게 됐다. 대개 3대 500kg만 넘어가도 ‘운동 좀 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안현민은 “프로에서 뛰면서 ‘몸을 키우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틈날 때마다 (운동) 기구를 들었고 취사반에서 근무하며 단백질도 최대한 많이 섭취했다. 군대에서 근육만 10kg이 늘었다”고 했다. 입대 전 몸무게가 90kg이었던 안현민은 100kg으로 제대했다. 이강철 KT 감독이 “군대에 가더니 터미네이터가 되어 돌아왔다”고 말하면서 자연스레 터미네이터가 별명이 됐다.
안현민은 사실 발도 빠르다. 안현민은 마산고 3학년이던 2021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도루 3개를 성공시키면서 팀의 9-3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상대 팀이 김도영이 뛰고 있던 광주동성고였다. 안현민이 잘하면 잘할수록 지난해 38홈런, 40도루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MVP로 뽑힌 김도영이 소환되는 이유다. 안현민은 “(김)도영이 실력이 10이라면 나는 올해 6, 7만 해도 성공”이라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보면서 야구 선수 꿈을 키웠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 WBC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당장 부족한 게 눈에 띄지 않는 안현민이지만 그도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한 누리꾼은 안현민의 활약을 다룬 유튜브 영상에 “같은 부대였는데 요리는 못 함”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안현민도 “(모든 재료를) 다 때려 넣으면 되는 국 요리가 가장 편했다”며 웃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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