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안 내려”…‘매도자 버티기’에 서울 집값 상승폭 다시 커졌다

2 days ago 7

거래량 줄었지만 시세는 안 떨어져
강남권-마용성 한강벨트 중심 상승 전환 조짐도
“현금 부자와 실소유자 매매로 착시 가능성도”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5.8.5/뉴스1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5.8.5/뉴스1
서울 강남구 자곡동 자곡아이파크에서 2일 전용 74㎡가 17억5000만 원에 매매됐다. 이는 지난달 거래가(16억6000만 원) 보다 9000만 원이 오른 금액이지만, 현재 같은 평수의 호가는 최소 19억 원에 이른다.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금은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모두 지켜보는 추세기 때문에 호가가 크게 하락하는 추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6억 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주요 지역들에서는 매도자가 ‘버티기’에 나서며 시세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강남권(서초·강남·송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4% 올라 상승 폭이 전주(0.12%) 대비 0.02%포인트 확대됐다. 상승 폭이 5주 연속 감소하다가 6주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전주(0.11%)보다 0.15% 오르며 강남권의 아파트 가격 상승 흐름을 반영했다. 이를 비롯해 △성동구(0.22→0.33%) △광진구(0.17→0.24%) △용산구(0.17→0.22%) △마포구(0.11→0.14%) △강동구(0.07→0.14%) 등 상승세가 눈에 띄게 올랐다.

전주 대비 상승률이 2배로 커진 강동구에서는 재건축이 진행 중인 천호동 우성아파트 전용 64㎡가 4일 9억 원에 매매됐다.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2021년 8월 당시 기록한 역대 최고가 9억8000만 원보다는 낮은 금액이지만, 올해 처음으로 9억 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이주비 대출이 가로막혔지만 여전히 호가와 거래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거래가 대출 규제 전인 6월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일부만 고가 거래돼도 전체 시장가격이 오른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일 가능성도 높다. 김인만 김인만경제부동산연구소장은 “일부 현금 부자들이나 실소유자가 매매를 하면서 시세가 떨어지지 않았다”며 “어떤 추가 대책이 나오는지에 따라 시장이 바뀌기 때문에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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