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이 납치·살해 가담해…피해자 최소 34명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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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07 22:51 수정2025.07.07 22:51

니컬러스 토레 필리핀 경찰청장. /사진=AP

니컬러스 토레 필리핀 경찰청장. /사진=AP

필리핀에서 현직 경찰관이 납치·살해에 가담한 강력 사건이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니컬러스 토레 필리핀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관 15명이 투계(닭싸움) 승부 조작과 관련, 닭싸움 관계자 최소 34명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검거돼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거된 경찰관들은 2021∼2022년 투계장 운영 사업가 등의 사주를 받고 필리핀 북부 루손섬과 마닐라 수도권 등지에서 투계 공급자 등 닭싸움 관계자들을 납치·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살된 닭싸움 관계자들은 한쪽 닭을 약하게 만들고 반대편 닭의 승리에 베팅하는 등 승부 조작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범행 표적이 됐고, 경찰관들은 희생자들의 시신을 마닐라 남쪽 탈 호수에 버리거나 다른 곳에서 소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레 청장은 "살인을 사주한 혐의를 받는 사업가 밑에서 일한 핵심 증인이 범행의 중요한 세부 사항을 경찰에 제공했다"고 경찰관 검거 배경을 설명했다.

범행을 사주한 혐의를 받는 사업가는 사건과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크리스핀 레물라 법무부 장관은 "문제의 사업가와 다른 용의자들을 형사 고발, 수사할 것"이라면서 "탈 호수에 유기된 희생자 유해를 찾기 위해 필요한 기술 지원은 일본 측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에 날카로운 칼날을 찬 싸움용 수탉끼리 싸우도록 하고 승패에 돈을 거는 닭싸움은 필리핀에서 인기 있는 사행성 도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더 큰 인기를 얻었지만, 직장과 가족을 등한시하고 온라인 닭싸움에만 몰두하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도박 중독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승부 조작과 관련된 닭싸움 관계자들이 잇따라 납치·살해되자 필리핀 정부는 2022년 5월 온라인 닭싸움을 금지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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