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이후 처음… 임단협 평행선
현대제철이 24일 낮 12시부터 충남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일부 라인의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현대제철이 직장폐쇄를 결정한 것은 1953년 창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현대제철이 폐쇄한 공정은 ‘산세 압연 설비(PL/TCM)’ 라인이다. 이는 냉연강판 생산에 앞서 소재인 열연강판 표면의 불순물을 없애고 사전 압연을 하는 설비다. 연속 공정의 특성상 해당 설비가 멈추면 소재가 없어 후공정 가동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대제철은 “당진냉연지회 노조의 PL/TCM 라인 부분 파업으로 냉연 전 공정의 조업이 중단되며 막대한 손실이 생겼다”며 “고객사 신뢰 하락으로 인한 경영 악화를 막기 위해 직장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1∼22일 노사 분규로 인해 생산 손실 27만 t, 손실액 25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당진냉연지회노조는 지난달 21일 전 조합원 24시간 총파업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부분 파업을 실시하는 등 쟁의를 이어 가고 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 상견례 이후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기본급 10만 원 인상과 더불어 기본급의 450% 및 1000만 원을 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시했으나 노조 측은 현대차그룹 내 다른 계열사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73억 원 흑자 상태지만 회사 제시안대로 성과금 액수를 적용하더라도 약 650억 원 적자로 전환되는 만큼 추가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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