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유통·정유 만남…폐비닐 100t, 새 봉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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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비닐 투 비닐’ 프로젝트를 알리고자 사내에 설치한 이벤트 부스에 폐비닐을 재활용해 만든 비닐봉투가 걸려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이 ‘비닐 투 비닐’ 프로젝트를 알리고자 사내에 설치한 이벤트 부스에 폐비닐을 재활용해 만든 비닐봉투가 걸려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백화점과 아울렛은 상품 포장용 비닐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공간이다. 폐비닐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스티커와 음식물 등 이물질이 묻어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량제 봉투에 일반 쓰레기와 함께 배출되는 탓에 소각·매립되는 일도 많다.

현대백화점과 HD현대오일뱅크가 이런 ‘폐비닐 재활용’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25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두 회사가 업무협약(MOU)을 맺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3개 점포에서 폐비닐 112t을 수거해 새 비닐봉투 22만 장으로 재탄생시켰다. 유통·정유업체가 함께 폐비닐 순환 체계를 구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이 포장용 비닐을 1t 단위로 수집·압축한 후 HD현대오일뱅크에 전달하면 HD현대오일뱅크는 수집된 비닐을 열분해 과정을 거쳐 비닐봉투로 만든다. 다시 태어난 새 비닐봉투는 백화점과 아울렛 점포에서 폐비닐 수거용으로 쓰인다. ‘비닐 투 비닐’(Vinyl to Vinyl) 자원 순환 모델이다.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메시지를 확산하기 위해 비닐 투 비닐을 통해 만들어진 새 봉투를 강남구 주민센터, 인천 송도 그린캠프뮤직페스티벌 등에도 무상 공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전사적으로 폐비닐 재활용에 힘을 주고 있다. 500~700도에서 폐비닐을 가열하면 친환경 소재뿐 아니라 나프타, 등유·경유 등 열분해유와 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항공유로 사용 가능하다. 현대백화점과 협력해 열분해유 원료와 친환경 소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점포 내 폐기물을 줄이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종이 쓰레기를 재생지로 원료화해 쇼핑백, 명절 선물 포장재 등으로 사용하는 식이다. 최근엔 서울 압구정본점 등 7개 점포에서 신선식품 무료 손질 포장 시 제공하던 플라스틱 일회용기를 다회용기 사용으로 전환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다회용기 사용으로 연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20t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30년생 소나무 3000여 그루가 연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양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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