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특별법 보상조항 합헌
“친자식의 재산권 침해 아냐”
학살로 인한 ‘양자 풍습’ 고려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제주 4·3 사건 피해자가 사망한 뒤 입양된 ‘사후 양자’도 피해자의 형사 보상금을 받도록 한 특별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제주 4·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18조의2 제2항’에 대해 지난달 29일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은 4·3 사건 관련 무죄가 사후에 확정된 경우, 친생자 외에 사후양자도 형사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사후양자 제도는 호주가 사망한 뒤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족보상 양자를 들이는 제도다. 1990년 민법 개정으로 1991년부터 폐지됐지만, 그 이전에 양자가 된 이는 민법상 친생자와 동일한 지위를 가진다.
A씨는 4·3 사건으로 옥살이를 하다 숨진 고인의 족보상 아들로 1987년 입적됐다. 그는 2020년 고인의 재심을 청구해 이듬해 3월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아냈다. 이에 고인의 친딸인 B씨는 2022년 5월 무죄 판결에 따른 형사보상을 법원에 청구했다.
A씨는 2024년 1월 형사보상 공동청구인으로 등록했다. B씨는 ‘친생자가 아닌 사후양자 A씨가 형사보상 청구권을 공동 상속받게 되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며 특별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이 위헌법률 심판제청 신청을 각하하고 A씨와 B씨 모두에게 형사보상금을 지급한다고 하자 B씨는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4·3 특별법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과 평등 원칙을 위배해 친생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헌재는 사후양자의 형사보상금 상속권도 인정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4·3 사건으로 사후양자를 들인 풍습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4·3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의 79.1%가 남성이었고, 특히 20대 비중이 41%로 높았다. 젊은 남성이 대거 숨져 직계비속이 남지 않자 당시 제주 지역에서는 사후양자 방식을 다수 활용했다.
제주도에서 희생자의 3촌 또는 5촌을 사후양자로 보내 제사봉행이나 분묘관리를 맡기는 문화로 인해 사후양자 또한 직계비속으로 인식됐다는 점도 합헌 판단 근거가 됐다.
이 사건에서도 사후양자 A씨는 친생자 B씨와 달리 고인의 아내(A씨의 양모)와 오랜 기간 함께 생활했고, 직접 재심소송에 나서는 등 직계비속의 역할을 다해왔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