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아르바이트생이 시가 2000원 상당의 음료수 2개를 무단으로 꺼내 마셨다가 업무상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근무 태도 문제로 시작된 업주와 알바생 간의 갈등이 감정싸움이 정식 형사재판까지 이어진 사례다. 전문가들은 사업주와 근로자들의 갈등이 격해지면서 문제를 대화 보다는 '법률'로 해결 보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형사 법원은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만원의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5월 부산의 한 노래연습장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업주와 직원 2명이 교대로 혼자 매장을 맡는 구조였다. 문제는 근무 태도에서 불거졌다. A씨는 손님이 있는 상황에서도 혼자 방에 들어가 노래방 기기를 사용해 노래를 부른 것으로 조사됐다. 업주는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 2025년 3월 말 퇴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순순히 물러서지 않고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해고예고수당까지 요구했다. 이에 업주 역시 강경 대응에 나섰다. 근무 태만 정황을 확보하기 위해 CCTV를 다시 확인하던 중 A씨가 2025년 3월 어느날 매장 냉장고에서 시가 2000원짜리 음료수 2개를 꺼내 마시는 장면을 발견했다.
업주가 형사 고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A씨는 “돈 내면 된다”는 취지로 대응하면서 갈등은 더 커졌다. 결국 업주는 같은 해 4월 A씨를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반면 A씨가 고용노동부에 제기했던 부당해고 관련 진정은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 이에 뒤늦게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은 A씨는 고소 당한지 두 달여 뒤인 6월 업주 계좌로 음료값 4000원을 입금했다.
검찰은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소를 결정했고, 2025년 7월 벌금 2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이후 법원이 2026년 1월 벌금 2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리자 A씨는 “벌금이 과하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한 것.
법원은 CCTV 등을 근거로 들어 '업무상횡령' 혐의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피해액이 소액이고, 뒤늦게나마 변제가 이뤄졌으며 초범"이라며 벌금 1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윤중환 법무법인 에스 변호사는 "음료수, 비품 등 소액 물품이라도 업주 동의 없이 함부로 가져간다면 형사 문제로 확대 될 수 있다"라며 "다만 업주 입장에선 이런 금액을 함부로 임금 등에서 상계(공제)했다가는 근로기준법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라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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