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우승반지 끼고 싶어, 형 뛰는 KCC로 옮겼어요”

4 days ago 8

허훈, 프로 7시즌 동안 우승 못해… 5년 계약-첫해 보수총액 8억에 이적
형 허웅과 11년만에 프로서 한솥밥
KCC, 국가대표 출신 많은 ‘슈퍼팀’
이상민 감독 “허훈, 선수들 조율 기대”

프로농구 KCC의 유니폼을 입은 허훈(가운데)이 29일 서울 강남구 한국농구연맹(KBL)센터에서 열린 KCC 입단식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형 허웅(왼쪽), 이상민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웅 허훈 형제는 연세대 시절 이후 11년 만이자, 프로에선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 뉴스1

프로농구 KCC의 유니폼을 입은 허훈(가운데)이 29일 서울 강남구 한국농구연맹(KBL)센터에서 열린 KCC 입단식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형 허웅(왼쪽), 이상민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웅 허훈 형제는 연세대 시절 이후 11년 만이자, 프로에선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 뉴스1
“우승 반지를 끼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마치면 서러울 것 같았다.”

프로농구 KT를 떠나 KCC로 이적한 스타 가드 허훈(30)은 29일 서울 강남구 한국농구연맹(KBL)센터에서 열린 KCC 입단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새 유니폼을 입고 활짝 웃은 그는 “우승의 꿈을 이뤄내기 위해 우승 확률이 높고, 우승 경험이 있는 팀을 선택한 것”이라고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2024∼2025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 중 ‘최대어’로 꼽힌 허훈은 28일 계약 기간 5년, 첫해 보수 총액 8억 원의 조건으로 KCC에 합류했다. 원소속팀 KT가 역대 최고 수준의 대우로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허훈은 형 허웅(32)이 뛰고 있는 KCC를 선택했다. 허재 전 국가대표팀 감독(60)의 아들로 같은 초중고교와 대학교를 나온 형제는 연세대 시절 이후 11년 만이자, 프로에선 처음으로 한솥밥을 먹게 됐다.

KCC는 허웅과 최준용(31), 송교창(29)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다수 보유해 ‘슈퍼팀’으로 불린다. 허훈은 “형이 내 패스를 받아 (골을) 잘 넣었으면 좋겠다”면서 “기량이 뛰어난 동료들의 능력을 잘 살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도움 1위(경기당 6.2개)에 오른 허훈은 경기 조율이 뛰어난 포인트 가드이고, 허웅은 3점슛(경기당 2.3개·4위) 능력이 좋은 슈터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해 7시즌 동안 KT에서 뛴 허훈은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그가 가장 우승에 근접했던 순간에 좌절을 안겼던 팀이 KCC다. 허훈은 2023∼2024시즌에 KT를 이끌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허웅이 맹활약한 KCC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허웅은 한국 프로농구 사상 첫 ‘부자(父子) 챔프전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아버지 허재는 1997년 기아, 2002∼2003시즌 TG에서 뛰면서 우승했다. 허훈은 “나도 MVP에 대한 욕심이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우승 타이틀”이라고 말했다.

간판스타를 잔류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KT는 허훈의 이적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허훈은 “문경은 KT 감독님이 섭섭해하신다는 말을 전해 들었는데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FA 제도를 통해 다방면으로 진로를 살펴보고 싶었다”고 했다.

허웅은 이날 입단식에 참석해 허훈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동생에게 KCC로 오라고 매일 설득했다는 그는 “동생은 냉철하게 팀을 이끄는 능력이 있다. 동생이 다른 팀원들과는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뛴 경험이 있고,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기 때문에 KCC가 더 끈끈한 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KCC는 아버지 허 전 감독이 2005년부터 10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팀이기도 하다. 허웅은 “동생이 KCC로 가기로 했다고 하자 아버지가 너무 좋아하셨다”고 전했다.19일 KCC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상민 감독(53)은 입단식에서 허훈에게 유니폼을 직접 입혀줬다. KT 시절 2번을 달았던 허훈은 KCC에서는 7번을 달고 뛴다. 친분이 두터운 최준용이 팔에 문신까지 새긴 번호가 2번이기 때문이다.

선수 시절 ‘컴퓨터 가드’로 불린 이 감독은 KCC(전신인 현대 포함)에서 세 차례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사령탑으로는 2014년부터 8년간 삼성을 맡았지만 우승을 하지 못했다. 허훈이라는 대형 취임 선물을 받은 이 감독은 “개성이 강한 우리 팀 선수들을 (허)훈이가 잘 조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