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듯해도 속지 마라[윤덕원의 가사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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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원 가수·‘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 저자 아침 달리기를 하는 동안 오늘의 날씨를 가늠해 본다. 서늘한 새벽의 기운이 가시고 햇살이 드리워지는 시간이다. 한 시간 남짓 달리다 보면 그날의 해가 얼마나 오랫동안 뜨거울지, 비나 구름이 찾아올 기색은 없는지 어림잡을 수 있다. 달리기에 깊게 몰입해 그런 것들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보통은 지치고 힘들어 멈추고 싶은 때가 많기에 달리고 걷는 동안 날씨가 주는 신호를 더 선명하게 느낀다고 볼 수도 있겠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시기는 늦은 봄이었다. 조금 익숙해지려나 싶자 뜨거운 여름이 다가왔다. 숨이 막힐 듯 무더운 날들이 대부분이었고 간혹 비가 오거나 궂은 날도 있었다. 달리기 좋다고는 할 수 없는 계절이었다. 그래도 꾸준히 달렸다.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날씨가 어떻든 간에, 비를 긋고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고가도로 밑에는 이른 시간부터 사람이 많았다. 뛰다 보면 하천 반대편의 한적한 산책로가 탐났지만 그늘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언젠가 달리기 좋게 구름만 살짝 낀 날을 빼고는 말이다.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환절기가 다가오며 공기 중의 습도가 뚝 떨어졌다. 무더위가 살짝 꺾이자 약간의 변화만 있었을 뿐인데도 제법 선선한 기분으로 달릴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햇살은 원래 있던 그 자리에서 각도를 살짝 틀었을 뿐이다. 느긋하게 그 아래 머물다 보면 오히려 더 뜨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쉽게 달궈지고 금세 차가워지는 변덕스러운 계절의 시작이다. ‘햇살이 따듯해도 속지 마라 그늘에 서면 서늘해지는 계절’이라는 ‘두 계절’의 노랫말이 이맘때쯤 지어졌다. 여름과 겨울이 교차하는 이 계절, 눈부시게 아름다운 순간을 품고 있으면서도 서늘한 가을은 늘 우리를 착각하게 만드니까. 이 짧은 시간을 즐기기 위해 아껴뒀던 한적한 산책로를 걷고 달린다. 선명하게 그늘을 드리운 고가도로 밑과는 달리, 산책로 곁에는 드문드문 가로수가 잎을 펼치고 있다. 그 사이로 햇살이 비쳐 가로수 그늘은 그림자와 빛이 섞인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 낸다. 샤워를 할 때 온수와 냉수를 조절하는 밸브를 섬세하게 만지듯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 그늘과 햇살이 가장 알맞게 섞인 위치를 찾는다. 이상적으로 조합된 가을을 온몸으로 받으며 계절을 만끽한다. 너무 더운 여름이었다. 눈앞으로 다가온 기상이변을 매년 더 강하게 체감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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