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 건조’ 말하는 국회, 핵연료 외교에도 나서라[기고/문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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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핵추진 잠수함은 새 함정 한 종류를 들여오는 사업이 아니다. 장기간 잠항하며 북한의 수중 위협에 대응하고, 먼 바다에서 해상교통로를 지키는 국가전략사업이다. 선박용 원자로 개발에서 축적한 기술과 인력은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추진 쇄빙선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연료 조달과 국제 검증, 예산과 법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건조 의지만으론 잠수함을 만들 수 없다. 국회가 나서야 하는 이유다. 미국 ‘핵잠수함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먼 리코버 제독은 해군 내부의 반대를 뚫고 원자력을 잠수함 동력으로 사용하는 추진체계 개발을 이끌었다. 그 결과 미국은 세계 최초의 핵추진 잠수함(노틸러스)을 보유하게 됐다. 미 의회는 리코버 제독의 전문성을 인정해 진급과 장기 복무를 지원했다. 그는 퇴역자 명부에 오른 뒤에도 현역으로 복무하며 사업을 지휘했고, 1982년 최종 퇴역했다. ‘미 의회가 리코버의 전역을 불허했다’라고만 통상 알고 있지만, 정확히는 의회의 지원과 관련 제도가 장기 복무를 가능하게 했다. 미국이 국가사업을 인사와 정책으로 꾸준히 뒷받침한 점을 배워야 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용원 의원이 8월 사업 추진체계와 안전관리 방안을 담은 ‘핵추진 잠수함 사업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의원 주도 활동이 국민에게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참여했던 국회 세미나에서도 명함만 건네고 떠나는 의원들을 봤다. 세미나 참석이 입법을 대신할 수는 없다. 정부와 협의할 수 있는 여당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 여당은 특별법 심사와 예산 확보를 이끌어야 한다. 법에는 범정부 사업의 책임 주체, 정기적인 국회 보고, 안정적 재원과 독립적인 안전감독 절차를 명확히 담아야 한다. 야당도 발의에 그치지 말고 법안을 보완하며 협력해야 한다. 일본은 미국과의 오랜 협상 끝에 1988년 발효된 원자력협정에서 일정한 조건 아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에 관한 장기 사전동의를 확보했다. 일본 국회는 협정을 승인했고 미국 의회도 검토했다. 이는 국제 감시를 전제로 한 민간 원자력 협력으로, 한국의 핵잠 연료 문제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일본이 농축과 재처리를 제한 없이 할 권리를 얻었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원자력 협력에 의회의 심의와 설득이 중요하다는 교훈은 분명하다. 우리 국회도 정부의 실무 협상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국방·외교·과학기술 관련 상임위원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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