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주변 구멍 만져진다면 즉시 내원을 [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10 hours ago 3

복잡 치루

복잡 치루는 항문 주위에 반복적으로 고름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방치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발생한다. 항문 주위에 발열, 통증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동아일보DB

복잡 치루는 항문 주위에 반복적으로 고름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방치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발생한다. 항문 주위에 발열, 통증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동아일보DB
항문은 괄약근으로 이뤄진 작은 구멍이다. 우리 몸의 중요한 소화기관이자 배출기관이다.

항문은 연약해서 상처를 입으면 잘 회복되지 않는다. 대변과 접촉하기 때문에 세균 감염도 쉬워 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항문 내부 벽에는 원활한 배변을 위해 윤활액을 배출하는 항문샘이 있다. 항문샘은 움푹 파인 구조로 세균이나 이물질이 침투하기 쉽다. 이 때문에 염증이 생겨 농양(고름)이 차기도 한다. 고름 주머니인 항문 농양이 터지면 항문샘과 통로가 생기게 되는데 이것을 ‘치루’라고 한다. 대체로 항문 농양이 생긴 환자의 70%가 치루를 겪게 되며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치루는 항문에 염증과 고름이 쉽게 쌓이고 지나다니는 ‘샛길’이 만들어지는 것. 치루가 발생하면 항문 주위가 반복적으로 붓고 매우 아프다. 항문 주변에 볼록 튀어나온 구멍(외공)이 만져진다. 외공을 통해 고름이나 가스가 나오게 되며 앉거나 걷는 것이 불편해질 만큼 일상생활에 적지 않은 지장을 준다.

치루는 괄약근 침범 정도에 따라 단순 치루와 복잡 치루로 구분한다. 단순 치루는 치루의 길이 하나뿐이고 내 괄약근 밖을 침범하지 않는다. 항문 쪽으로 얇게 지나다니는 형태를 보인다. 복잡 치루는 단순 치루와 달리 샛길이 외괄약근 상당 부분을 포함하거나 외괄약근 위로 올라가는 등 깊고 넓게 발생한다. 크론병이나 결핵성 장염으로 발생한 치루, 재발성 치루, 여성의 경우 치루 위치가 질 쪽으로 주행하는 경우, 괄약근이 선천적으로 약한 사람에게 발생한 치루, 다발성 치루 등도 복잡 치루에 해당한다.

초기 항문 농양 상태에서는 고름을 빼고 좌욕만으로도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치루로 발전했을 때 완치 방법은 수술뿐이다. 수술은 괄약근에 있는 1차 병소를 제거하고 누관을 처리해 주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여러 개 샛길이 퍼져 있는 복잡 치루는 어렵고 복잡한 수술이 필요하다. 실이나 탄성 밴드, 배액관 등으로 괄약근을 동여매 괄약근 손상은 피하면서 절개하는 ‘치루 절개술’, 치루관을 통해 고무줄을 넣어 올가미처럼 묶어 두는 ‘시톤’, 괄약근간을 지나는 치루관을 묶어 줘 대변이 외괄약근까지 진행하지 못하도록 막아 치루를 낫게 하는 ‘괄약근간 누관 결찰술’ 등 괄약근 손상은 줄이면서 효과를 보일 수 있는 다양한 수술법이 시도되고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적용 여부가 모두 다르다.

윤순석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치루는 현재 뚜렷한 예방 수단이 없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가장 바람직하다”라며 “증상을 보일 때에는 즉시 병원을 찾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