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안치홍이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으로 팀의 6-0 승리를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계속 쓰려고요.”
한화 이글스 안치홍(35)은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결승타를 포함한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안치홍의 활약에 힘입어 5연승을 달리며 1위(42승1무27패)를 굳건히 지켰다.
이날 안치홍에게는 달라진 점이 한 가지 있었다.
타석에 선 안치홍의 얼굴에는 이전까지 보기 힘들던 안경이 씌어져 있었다.
14일 대전 LG 트윈스전부터 2연속경기 멀티히트로 타격감을 살린 안치홍은 안경을 쓰고 나선 첫 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터트리며 흐름을 이어갔다.
안치홍은 0-0으로 맞선 3회초 1사 후 롯데 선발 터커 데이비슨의 초구를 통타해 비거리 125m의 큼직한 아치로 마수걸이포를 장식했다.
한화 안치홍이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경기 3회초 결승 3점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안경을 쓴 모습은 처음’이라는 취재진의 말에 “원래 시력이 0.5에서 0.6 정도인 데다 난시와 원시도 좀 있다. 어제(16일) 쉬는 날 (안과) 검진을 받고 나선 ‘시력이 더 나빠지면 공 보는 게 힘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합 때에도 안경을 써야겠다’고 처음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20대 후반에는 렌즈를 껴 본 적도 있지만, 경기 도중 눈에서 렌즈가 빠져 나오기도 해 그 뒤론 렌즈도 착용하지 않고 뛰다 이제 안경을 쓰고 뛰기로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안치홍에게는 안경을 쓰고 뛰는 팀 동료 채은성이 있어 조언을 구하기도 수월했다.
파워 스포츠로 분류되는 야구에선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내는 일이 많아 안경을 착용한 채로 경기를 치르기에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
그는 “(채은성에게) 물었더니 이질감을 없애려고 잘 때 빼곤 일부러라도 늘 착용했다고 한다”며 “난 원래 시합 끝난 뒤에만 착용한 정도였는데, 이제는 낮에도, 시합 때에도 계속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화 안치홍이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경기 3회초 결승 3점홈런을 터트린 뒤 1루로 달리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결 맑아진 시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치홍은 한화의 선두 질주에도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우리 팀이 내게 갖는 기대치를 충족해야 경기를 원활히 치를 수 있는데, 그거를 한동안 못 한 것만 같았다. 그래서 (김경문) 감독님께서도 (최근 활약을) 반기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몇 경기에서 좀 쳤다고 만족할 생각은 없다”며 몸을 낮춘 뒤 “아직 갈 길이 너무도 멀다. 최근 며칠 안타가 좀 나왔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매일 경기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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