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2.95→7.29’ 조정 이후에도 반전은 없다…1선발 위용 사라진 콜 어빈, 생존 걱정해야 할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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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콜 어빈은 입단 당시 MLB에서 풀타임 선발투수를 경험한 이력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1선발의 역할을 전혀 해내지 못하고 있다. 계속된 부진이 아닌, 좋고 나쁨이 반복되는 패턴이라 코칭스태프는 더욱 머리가 아프다. 스포츠동아 DB

두산 콜 어빈은 입단 당시 MLB에서 풀타임 선발투수를 경험한 이력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1선발의 역할을 전혀 해내지 못하고 있다. 계속된 부진이 아닌, 좋고 나쁨이 반복되는 패턴이라 코칭스태프는 더욱 머리가 아프다. 스포츠동아 DB

“도대체 어떻게 데려왔나 싶었다.”

두산 베어스가 지난겨울 콜 어빈(31)을 영입했을 때 타 구단 스카우트의 반응이 이랬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메이저리그(MLB) 134경기 중 93경기에 선발등판했고, 2021년 10승(15패), 2022년 9승(13패)을 거두는 등 풀타임 선발투수로도 활약한 바 있기에 기대가 엄청났다. 신규 외국인선수 연봉 총액 상한선(100만 달러)을 꽉 채운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에이스의 역할을 기대했던 그때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14경기에 선발등판해 5승7패, 평균자책점(ERA) 4.86, 63탈삼진, 49사사구로 기대치를 크게 밑돈다. 그가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팀 성적도 5승1무8패로 승률 5할을 밑돈다. 엔트리에서 제외돼 조정기를 거친 뒤 첫 등판이었던 1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2안타 1사구 6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2.2이닝만에 13안타 2홈런을 얻어맞고 2볼넷 3탈삼진 8실점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5월 이전과 이후가 180도 다르다. 4월까진 7경기에서 4승2패, ERA 2.95로 잘 던졌다. 꾸준히 6이닝 이상을 책임진 안정감이 돋보였다. 그러나 5월 이후 7경기에선 1승5패, ERA 7.29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3차례나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떠났다. 부진이 계속되는 게 아니라 좋고 나쁨이 반복되는 패턴이라 코칭스태프는 더욱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그나마 지난달 24.2이닝 동안 25개에 달했던 4사구가 6월 들어선 8.2이닝 동안 3개에 불과한 게 위안거리다.

MLB 통산 9이닝당 볼넷이 2.16개에 불과했던 터라 제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 당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때도 두산 코칭스태프는 그를 향해 “제구에 강점이 있는 투수”라며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그의 9이닝당 볼넷은 4.38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 29명 중 가장 많다. 리그 평균기록(2.75개)을 크게 웃돈다. 이는 야수들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해설위원은 다소 조심스러하며 “어빈의 경기를 볼 때마다 반대투구가 너무 많다고 느낀다”고 분석했다.

어빈은 승부욕이 강한 투수다. 평소에는 동료들과 격의 없이 지내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예민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스스로도 지금의 성적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1군에서 말소됐던 기간(지난달 30일~9일)에도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작업을 쉬지 않았다. 데이터팀과 함께 투구 패턴을 연구하고, 스스로 라이브피칭을 하며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다행히 4사구는 감소했지만,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1선발이 등판하는 날 불펜 소모가 크다면 팀의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반전이 없다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두산 콜 어빈. 스포츠동아 DB

두산 콜 어빈. 스포츠동아 DB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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