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화재로 주민들 대피령
샌프란 관광객들 점퍼 구하기
폭염과 추운 여름이 함께 북반구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리스와 튀르키예에서는 계속되는 폭염과 강풍으로 산불이 확산하면서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리스의 11개 지역이 현재 화재 위험이 매우 큰 지역으로 분류됐으며, 이 중 일부 지역은 국가 경보 최고 단계인 ‘적색 5단계’가 발령됐다. 그리스 유명 관광지인 크레타섬을 비롯해 남서부 펠로폰네소스의 메시니아, 키티라 섬 등에서 산불이 발생해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이들 지역의 주민들에게는 대피 경고 문자가 발송됐다.
동·남부 유럽의 최고기온이 7일 연속 40도를 넘은 가운데, 그리스의 극심한 폭염으로 일대가 바싹 말라붙으면서 화재 위험이 한층 커진 상태다. 아테네 국립관측소에 따르면 메시니아의 경우 지난 25일 최고기온이 45.8도를 기록했다. 여기에 강풍까지 더해지며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튀르키예도 폭염과 산불 피해를 겪고 있다. 튀르키예 동남부 시르나크는 50.5도로 종전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4번째로 큰 도시인 부르사 인근에선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1700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다.
미국 북동부 지역에는 현재 폭염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뉴욕 일부 지역은 최고 기온이 30도를 기록했고, 습도를 반영한 체감 열지수는 약 38도 수준까지 올랐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극심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와 달리 강한 햇빛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는 서늘한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기상청(NWS)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지소는 이날 이 지역의 올해 6∼7월 일일 최고 기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NWS는 이어 “여름이 이렇게 춥게 시작된 마지막 시기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경우 1982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의 경우엔 1965년이었다”고 전했다.
남부 새너제이 지역은 1999년 이래 26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7월 평균 기온은 섭씨 15.2도, 새너제이의 평균 기온은 섭씨 19.7도를 기록했다고 NWS 기상학자는 전했다. 이 지역을 찾은 관광객들은 예상치 못한 한여름의 날씨에 점퍼와 머플러 등을 구하고 있다. 이 지역에 비도 쏟아지고 있다. CBS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7월 들어 다섯 차례 비가 내리며 2022년의 7월 최다 강우일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