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제 공조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에도 “풍력 발전은 고래를 죽이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지속적인 탄소배출 감축 같은 국제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 지중해 뒤덮은 폭염과 산불영국 BBC 등에 따르면 26일 그리스 크레타섬에서는 산불 여파로 관광객 5000여 명이 대피했다. 그리스 당국은 자체 진압이 어렵다고 보고 유럽연합(EU)에 지원을 요청했고 이탈리아 , 체코 등이 소방 항공기 등의 지원에 나섰다.
튀르키예에서도 27일 하루에만 최소 84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서부 부르사에서 최소 1700명의 주민들이 대피했다. 부르사에서 수도 앙카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 또한 일시 폐쇄됐다. 20일부터 대규모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는 튀르키예에선 화재 진압 과정에서 최소 14명의 소방관과 구조대원 등이 숨졌다. 25일 튀르키예 동남부 시느라크주의 기온은 50.5도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산불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버몬트주 등 북동부 일대에서도 폭염,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여파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화염에 따른 재, 연기 등이 덮쳐 상당수 지역에서 야외 활동이 쉽지 않다.28일 일본 니혼게이자신문은 “해양 온난화 여파 등으로 최근 10년간 수도 도쿄의 8월 평균 습도가 열대성 기후인 태국 방콕보다 높았다”고 진단했다.반면 미국 기상청(NWS)은 샌프란시스코의 올 7월 평균 기온이 15.2도에 불과해 이례적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 트럼프 “풍력 발전은 사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이 소유한 턴베리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겼다. 이후 취재진에게 “마지막 18번 홀에서 풍력 발전기 9개가 보였다. 정말 아쉽지 않나”라며 “(풍력 발전은) 매우 비싸다. 독일도 풍력 발전을 시도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풍력 에너지 사용을 비판했다. 이어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 일대에는 단기간에 고래 18마리의 사체가 떠밀려왔다”며 “그것(풍력 발전기)이 고래들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에는 풍력 발전기가 절대 세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그는 인근 에버딘셔에 있는 또 다른 자신의 골프장 인근에 풍력 발전 단지가 건설되는 것에 반대했다. 스코틀랜드 당국을 상대로 개발 허가 무효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때와 마찬가지로 재집권하자마자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했다. 또 알래스카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추진 등 친화석 에너지 개발 정책을 펴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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