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경고…“반도체만 의존하다 ‘네덜란드병’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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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올해 영업이익 639조 원 추산
장비 60% 수입-타 산업 인력·투자 흡수
반짝 호황 후 침체 온 ‘네덜란드병’ 우려
소득 증가 대기업 직원에 집중…내수에 한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7.1 뉴스1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7.1 뉴스1
올해 한국 경제가 반도체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오히려 다른 분야를 위축시키는, 이른바 ‘네덜란드병(Dutch disease)’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반도체에 의존한 경제 호황이 소득과 자산의 불균형을 키우고 세수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실물 경제 파급 효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 추산치는 639조 원으로 지난해(91조 원)의 7배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 전체 상장사의 올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308조 원)보다도 2배 이상 높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설 투자(자본지출) 규모는 지난해 75조 원에서 올해 120조 원으로 6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국내 대형 반도체 제조사의 영업이익 증가와 시설 투자 확대가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산업은 제조 장비의 6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다른 업종의 제조 장비 수입 비중은 2023년 기준 35%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의 수입 의존도가 유독 높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호조를 통한 경제 성장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다른 산업 분야의 인력과 투자까지 흡수해 전체 성장 기반을 잠식하는 네덜란드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덜란드병은 1950년대 천연가스전을 발견한 네덜란드가 반짝 경제 성장 이후 경기 침체를 겪은 것에서 유래한 경제학 개념이다.

이종웅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한국 상황은 당시 네덜란드와 다른 측면도 있지만, 반도체 부문으로 자원 집중이 심화하면 비슷한 구조적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한은은 반도체 성장에 따른 소득, 자산 증가 효과가 이미 대기업에 다니는 기존 고소득·고자산층에 집중돼 전체 내수 소비가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법인세, 배당소득세 등이 많이 늘어나더라도 반도체 업황 변동에 따라 세수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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