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상논문 살펴보니
최우수작 오현지·박성대씨
정책발언 어조·명확성따라
금리에 미치는 영향 계량화
우수작 이영기·한민서씨
외국인 정신 건강 분석해
보험료 산정 모델 새로 개발
토큰증권 규제 연구 등 눈길
◆ 매경 대학생 경제논문 ◆
올해로 제39회를 맞은 매일경제 대학(원)생 경제논문 공모전에는 금융시장과 산업 구조, 사회적 리스크 등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시의성 있는 주제를 정교한 분석으로 풀어낸 논문이 다수 출품됐다. 특히 통화정책을 비롯해 자영업 생존율, 인공지능(AI)과 노동 이동성 등 국내외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론적 분석을 실시한 논문이 상당수 제출돼 눈길을 끌었다.
10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39회 매일경제 대학(원)생 경제논문 공모전 시상식에서는 총 8개 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우수작은 오현지 씨(고려대 대학원 경제학과 석사과정)와 박성대 씨(연세대 대학원 통계데이터사이언스학과 석사과정)의 논문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 한국 수익률 곡선 동학에 미치는 영향'이 차지했다. 이 논문은 중앙은행의 정책 발언이 시장금리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경제학적으로 분석해 주목받았다.
논문은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바탕으로 '통화정책어조지수'를 만들고 한은의 정책 소통이 금리 변동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이를 통해 정책 발언의 어조와 명확성이 시장 불확실성에 어떤 파급력을 가지는지를 실증적으로 입증했다. 이 논문은 발언 내용뿐 아니라 소통의 명확성·일관성 부족이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도출하고 통화당국이 시장과 보다 명확하고 일관되게 소통해야 한다는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논문을 작성한 오현지·박성대 씨는 "기자간담회 텍스트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본 결과 기존 통화정책에 포워드 가이던스(통화정책 사전예고)가 추가로 들어갔을 때 그 방향이 일치하지 않으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수작에는 총 3편이 선정됐다. 한국외국어대에 재학 중인 이영기·한민서 씨는 'GLM(일반화선형모델) 및 계리모형을 활용한 외국인 정신질환 보험료 산정'이라는 논문을 통해 국내 체류 외국인의 정신건강 위험을 반영한 보험상품을 설계하기 위한 모형을 개발했다. 이 논문은 행복도와 위험률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연간 보험료 수준과 재무적 타당성을 검토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다른 우수작인 김도린·문민경 씨(한양대 대학원 경영학과 석사과정)의 논문 'STO 발행 기업의 자금 조달 성공률 분석'은 디지털 금융 시대의 자본시장 변화라는 시의성 있는 주제를 참신한 시각으로 분석해냈다. 토큰증권발행(STO)이 가상화폐공개(ICO) 대비 자금 조달 성공률이 높다는 점을 확인하고 규제 환경이 자금 조달 성공률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경희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장우현·이재원 씨는 '대한민국의 반도체산업과 그 파급효과'를 통해 반도체산업의 충격이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이들은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수출입 변수 등을 반영해 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정량적으로 보여줬다.
[유주연 기자 / 이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