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언급 안해…국힘 내에선 ‘차출론’ 시끌
한 권한대행은 10일 출마 가능성을 묻는 동아일보 질문에 “그런 일이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출마 여부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한 권한대행 측은 당장 출마나 불출마 여부를 밝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정치인도 아닌 현직 총리이자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에 2017년 대선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에서 조기 대선 일정을 확정한 후 곧바로 불출마 선언을 한 것과 대비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지도부는 황 권한대행의 대선출마를 위해 예비 경선 없이 본 경선에 참여시키는 특례까지 도입했었다.
국민의힘에선 친윤계 윤상현 의원이 한 권한대행을 만나 출마를 요청하는 등 설득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충청 중진인 박덕흠 성일종 의원과 부산 재선 박수영 의원 등도 한 권한대행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힘 호남 지역 당협위원장 12명은 이날 전북 전주 출신인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한 권한대행이 나오면 전폭적으로 돕겠다는 의원이 40여명”이라고 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이 보수 진영의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보장만 되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한 권한대행을 향해 당 경선 후보 등록일인 15일 전 결단을 촉구했다.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출마하려면 그냥 열차에 빨리 타야 한다”고 말했다. 당 선관위는 2017년과 달리 후보 등록일 이후 경선에 참여하는 ‘꽃가마’는 태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이 당장 국민의힘 경선 참여를 선언하지 않더라도 추후 범보수 후보 단일화 방식으로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선 한덕수 차출설을 두고 “우리 당에 되풀이되는 흑역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을 밖에서 불러 대통령 시켰다가 이 꼴 난 것 아니냐”고 했다. 경쟁 후보 측 관계자도 “일부 의원들이 물에 물 탄듯한 스타일의 한 권한대행을 내세워 호가호위하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한 권한대행을 향해 “우리 국민이 또다시 망상에 빠진 헌법 파괴자를 대통령으로 뽑아줄 것이라 기대하는 건 거대한 착각”이라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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