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일제히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 수십조~수백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18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후보의 AI 공약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은 국가 역할을, 국민의힘은 규제 혁파를 통한 민간 주도 육성을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는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강화 등 국가 역할을 강조했다. 업계에서 요청하는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등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는 모습이다.
김경수 후보도 5년간 민관 공동으로 100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후보가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것은 대규모 투자를 위해 증세를 재원 마련 방안으로 언급한 점이다. 김동연 후보도 100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AI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장기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도 AI 공약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안철수 후보는 한경 인터뷰에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듯 AI 고속도로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이는 약 127조원에 해당한다.
한동훈 후보는 가장 많은 200조원을 투자액으로 제시했다. 한 후보는 AI 인프라에 150조원, 생태계 조성에 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준표 후보는 50조원을 5년간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민간이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후보는 100조원 미래성장펀드를 조성해 AI, 반도체, 우주 분야 등의 투자를 돕겠다는 방침이다. 김문수 후보도 권역별 AI융합지원센터를 구축하고 10대 신기술을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약 단계에서 투자 방식이나 규제 완화의 내용이 구체화되지 않아 정책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규모보다는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가 중요한데 그 내용은 제대로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기업이 개발의 주체인 만큼 정부 정책은 규제 완화 및 지원에 집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