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팔 틈 없다…NCT 127, 고척돔 꽉 채운 '공연 최강자' 존재감 [리뷰]

5 days ago 4

NCT 127, 18~19일 고척스카이돔서 콘서트
이틀간 관객 3만7000명 동원 '전석 매진'
압도적 규모의 무대·섬세하게 채운 연출
26곡 '라이브 퍼포먼스'…실력 재입증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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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일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 '공연 최강자' 그룹 NCT 127의 강렬한 라이브 퍼포먼스가 150분간 휘몰아친 그곳은 찬바람이 매섭게 파고드는 날씨가 무색할 만큼 펄펄 끓는 용광로가 되어 있었다.

네 번째 월드투어 '네오 시티 더 모멘텀(THE MOMENTUM)'의 포문을 연 NCT 127은 이틀간 3만7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국내에서 약 1년 2개월 만에 개최된 이번 단독 콘서트는 빠르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NCT 127의 굳건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레이저 효과로 공연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객석 위로 두둥실 떠 오르자 쩌렁쩌렁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무대 전체를 휘감는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위기에 맞서 전투에 나서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오프닝 VCR이 나와 몰입감을 높였다. 마치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연상케 하는 압도적인 분위기를 뚫고 무대에 오른 NCT 127은 '가스(Gas)'로 댄서들과 웅장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완성했다.

시작부터 거칠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냈다. '가스'에 이어 '패스터(Faster)', '브링 더 노이즈(Bring The Noize)'까지 힘 있고 단단한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무대로 내달린 NCT 127이었다. 정규 4집 타이틀곡 '질주'가 시작되자 우렁찬 떼창이 나왔고, 멤버들은 돌출 무대까지 걸어 나와 무대가 부서져라 파워풀한 안무를 이어갔다. 멤버 도영은 날카로운 고음으로 환호를 끌어냈다.

매 무대를 꽉 채운 촘촘한 연출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스카이스크래퍼(Skyscraper)'에서는 가로로 길게 뻗은 16m 길이의 리프트가 각각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마치 물결치듯 움직였고, 계단식으로 고정돼 하늘을 향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NCT 127은 '체인(Chain)'까지 멘트도 없이 무려 6곡을 소화하며 단숨에 장내 온도를 끌어올렸다. 시각적인 다채로움까지 풍성하게 준비한 오프닝이었다. "끝으로 가면 어떻게 하려고 초반 세트리스트를 이렇게 짰느냐", "탈수가 오는 줄 알았다", "땀을 이렇게 흘린 적이 있나 싶다" 등의 말을 하면서도 정작 거친 숨을 내쉰 멤버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실력 좋기로 정평이 난 NCT 127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명 '모멘텀'은 강렬한 추진력을 중심으로 멤버들이 서로의 원동력이 되어 원팀(One Team)으로 나아간다는 콘셉트를 담아 만들어졌다. 도영은 "시즈니(공식 팬덤명)와 함께하는 시간을 추진력으로 삼아 앞으로도 발전하고 변화하는 NCT 127을 보여드리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어 "코로나19 때 거리두기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꽉 찬 고척돔 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NCT 127이 크고 넓은 장소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오래오래 기억하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태용·재현의 입대, 태일의 탈퇴로 6명이 투어에 나서게 됐지만, 원팀으로서의 견고함에는 변함이 없었다. '디자이너', '터치(TOUCH)'를 부를 땐 넓은 무대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여유롭게 팬들에게 인사했고, '레귤러', '스티커'가 시작되자 다시 퍼포먼스 호흡을 맞추며 긴장감을 줬다. '스티커'만의 시그니처인 피리 사운드가 나오자 팬들은 귀가 먹먹할 정도로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군 복무 중인 재현을 VCR로 등장시켜 '레모네이드' 도입부를 채운 깜짝 이벤트도 팬들을 기쁘게 했다.

때로는 규모감 있게, 때로는 섬세하게 풀어낸 연출이 NCT 127의 라이브 퍼포먼스와 환상의 시너지를 냈다.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번 공연에는 가로 90m·세로 15m의 초대형 LED 스크린, 고척돔 사상 최대 규모인 110대의 레이저, 피라미드 형상을 연출하는 6대의 리프트, 좌우로 설치된 가로 10m·세로 2m의 슬로프 리프트 2대, 컨베이어 벨트 등이 동원됐다.

'레인 드롭(Rain Drop)' 무대에서는 우산을 쓴 댄서, 흑백 무성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영상이 비를 튕겨내는 듯한 조명 효과와 어우러져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객석서도 응원봉 불빛이 비 내리는 형상으로 깜빡였다. 공간 전체를 한순간에 영화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낸 연출이었다. 감성적인 보컬에 젖어 드는 '윤슬' 무대 때는 레이저로 고척돔 천장에 은하수를 펼쳐내 감동을 자아냈다.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후반부로 가면서 NCT 127 표 열정은 절정에 달했다. '영웅', '팩트 체크', '삐그덕'까지 여유로우면서도 각 잡힌 안무, 고척돔을 뚫을 듯한 거친 기세의 라이브가 쉼 없이 이어졌다. 앙코르에서는 이동차를 타고 팬들에 가깝게 다가가 인사했다.

총 26곡의 무대를 통해 NCT 127만의 멋과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치지 않고 나아가는 NCT 127의 새 동력이 될 완벽한 출발점이다.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들은 자카르타, 방콕, 덜루스, 뉴어크, 토론토, 로즈몬트, 샌안토니오, LA, 오사카, 타이베이, 후쿠오카, 나고야, 마카오 등 전 세계 14개 도시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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