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 사비카스 리투아니아 경제부 장관 인터뷰
정밀 레이저 기술분야 강점
삼성·SK·TSMC 등과 협력
"유럽 진출 관문 역할할 것"
"한국과 협력을 확대해 우리도 자립적이고도 위기에 강한 경제 체제로 나아가고자 한다." 유럽의 대표 강소국인 리투아니아가 한국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협력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루카스 사비카스 리투아니아 경제혁신부 장관(35·사진)은 최근 3박4일 일정으로 방한해 국내 유명 기업들과 접촉한 뒤 매일경제와 만나 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강조했다.
리투아니아는 인구 약 270만명에 한반도 면적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역사적·경제적으로 과감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1990년에 소비에트 연방 국가 중 가장 먼저 독립을 선언하고 2015년 1월 유로존에 가입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유수의 기업이 리투아니아의 정밀 레이저 공정기술 기업들에 의존하고 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한국의 76%인 2만7000달러(2024년 기준)에 이른다.
활력 있는 리투아니아 경제를 상징하듯 30대의 사비카스 장관은 취임 6개월을 맞아 해외 일정 중 우선해서 한국을 택했다. 그는 해외 기업들과 구분되는 한국 기업만의 강점에 대해 "한국 기업은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을 끊임없이 고도화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로 이런 점에서 리투아니아 혁신 기업들이 한국의 첨단산업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한 일정에도 리투아니아의 레이저산업 대표 기업단이 동행했다. 사비카스 장관은 "세계 100 대학 중 90곳 이상이 리투아니아 레이저 기술을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기술 융합으로 (한국과) 상호 윈윈하는 산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투아니아가 한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 관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투아니아는 올해 상반기 '투자 하이웨이' 정책을 만들었다.
수년이 걸리던 공장 설립 기간을 단 몇 달 만에 가능하게 하는 절차 간소화 정책이다. 유럽연합(EU)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이 리투아니아를 거쳐 가라는 강력한 '어필'이다.
양국은 바이오테크(생명공학), 우주, 핀테크 분야로도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바이오테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공동 연구개발(R&D) 펀딩을 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 핀테크 기업 2곳이 유럽 진출 라이선스를 받기 위해 리투아니아에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리투아니아를 찾을 관련 한국 기업들이 추가 단계를 진행할 수 있도록 힘껏 돕겠다"고 강조했다.
[한지연 기자 / 사진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