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따뜻한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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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따뜻한 말 한마디

삶 속 소소한 경험과 마음을 나눈 지난 두 달간의 연재를 마무리하며 부족한 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와 따뜻한 공감이 됐기를 조심스레 바라본다. 어떤 말을 어떻게 건넬까 매주 고민한 시간도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괜스레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말이 지닌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중에서도 ‘따뜻한 말 한마디’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졌다. 배우자가 건네는 다정한 말, 직장에서 동료가 보낸 작은 격려 등 따뜻한 말 한마디는 사소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더 깊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때로는 삶의 무게를 덜어주고 때로는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 속의 나는 쑥스러움에 망설이다가 하고 싶은 말을 얼버무리거나 일상의 바쁨을 탓하며 진심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한다. 출근길 아내에게 “정말 고맙고 앞으로도 같이 의지하며 잘살아 보자”고 말할걸. 직장에서 동료에게 “늘 고생 많다.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수고했다”고 먼저 말할걸. 듣기 싫은 말일지라도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게 조금 더 고민하고 이야기할걸. 이런 후회와 아쉬움이 쌓일수록 따뜻한 말 한마디의 소중함을 더 깊이 깨닫는다.

최근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지고 있다. 계층, 성별, 세대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타인에 대한 비판과 분노가 빠르고 쉽게 퍼져나간다. 말이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주는 무기가 되는 것이다.

“친절한 말 한마디는 짧고도 쉬운 것이지만 그 울림은 끝이 없다”는 마더 테레사의 명언처럼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말,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말,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감사하는 말, 바로 따뜻한 말 한마디일지도 모른다.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내가 몸담은 신한금융그룹의 미션(기업의 존재 이유)이다. 사람과의 관계뿐 아니라 금융에도 따뜻함이 필요하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마주한다. 그때 가장 절실한 것은 다시 일어설 작은 기회다. 금융은 그 순간 다시 설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금융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회가 되고 더 나아가 세상을 비추는 따뜻한 햇살이 된다면 그것이 금융의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따뜻함의 가치는 겉치레가 화려한 표현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에 있다. 마음과 마음이 닿는 따뜻함이 무심한 세상 속에서도 서로의 상처를 감싸는 작은 물결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전하는 말, 내가 하는 일에 따뜻한 온기를 담아 그것이 누군가의 삶에 희망의 손길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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