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일탈·지분법 회계처리 논란이 불거진 삼성생명과 관련해 “지배구조를 흔들 때가 아니다”며 두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등 대외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삼성 지배구조를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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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하 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의 일탈·지분법 회계처리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삼성 지배구조에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무역 전쟁이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 국가와 국민이 삼성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코스피 5000 시대’와도 배치한다고 주장했다. 하 원장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면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삼성전자 오너십이 대만과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포화 상태에 이른 보험시장을 언급하며 규제 완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하 원장은 “결국 보험업계에도 스테이블코인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며 “생명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 2030세대가 보험에 무관심한데 ‘비트코인 종신보험’을 출시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험연수원을 AI 기반 신 금융 교육기관으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AI 문제은행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 AI를 조기 상용화하고 이용자가 학습토큰을 적립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하 원장은 “토큰을 상장 코인과 교환해 현금으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더 큰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AI 발전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을 완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해 시민수익공유경제를 만들겠다”며 “AI가 활용하는 지식 데이터를 제공한 시민에게 수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