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폭 사고 발생 당일 부대에서 근무 중이던 의무부사관 최 상사는 외부에서 굉음이 들리자 건물 밖으로 나갔다. 연기가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고 큰 사고가 난 것을 직감한 최 상사는 부대 밖으로 나가 곧 배수로에 빠진 트럭 한 대를 발견했다. 트럭 운전석엔 한 남성이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상태로 목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최 상사는 육안으로 이 남성 상태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확인했다. 최 상사는 동시에 트럭과 약 3m 떨어진 곳에서 쓰러진 또 다른 남성을 발견하고 그의 옷 어깨 부분을 잘라 파편이 어깨 피부를 관통한 사실을 발견해 응급조치하기도 했다. 그는 곧 출동한 119구급대에 자신이 살펴본 환자 상태 등을 상세히 전해 신속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왔다.
고 소령은 이날 당직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준비하던 중 폭발 현장을 목격하고 현장으로 달려 나갔다. 그는 파손된 민가에 부상자가 있는지 살피는 한편 현장에서 가스 냄새가 나자 부하 장병에게 민가를 찾아다니며 가스를 잠그도록 지시했다. 놀란 주민들이 현장에 모여들자 이를 막는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김 상사도 부대 병력을 즉각 대피시키는 한편 민가 내부에 추가 부상자가 있는지를 일일이 살폈다. 혹시 모를 불발탄 폭발 등 추가 사고를 우려해 현장 주민들을 통제하기도 했다.고 소령은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인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상사는 “당시 상황 조치를 하던 중 불발탄 폭발 가능성에 대해 들었지만 두려움은 없었다”며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사는 “이번 사고를 겪고 나니 평소 훈련의 중요성을 더 크게 절감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신뢰하며 대응했던 전우애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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