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용기’ 안세영, 최초 기록 앞두고 다음을 기약했다

5 hours ago 2

슈퍼 1000 중국 오픈 준결승 도중 기권
피로 누적과 무릎 부상 우려
최초 '슈퍼 1000 슬램' 대기록 앞에서 쉼표
몸 상태 점검하며 내달 세계선수권 준비

  • 등록 2025-07-28 오전 12:05:00

    수정 2025-07-28 오전 12:05:00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배드민턴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새 역사 앞에서 미래를 택했다.

안세영(삼성생명). 사진=AFPBB NEWS

안세영은 26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한웨(중국·3위)와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중국 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 2게임 도중 기권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따르면 안세영은 피로가 누적되고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를 지속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안세영은 1게임에서 19-18로 앞서다가 내리 3실점하며 첫 게임을 내줬다. 2게임에서도 6-6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연속 5실점 했다. 이 과정에서 더는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몸 상태라고 판단한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록에 도전하던 안세영의 전진도 멈췄다. 앞서 안세영은 올해 열린 3개의 1000시리즈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섰다. 이번 대회까지 우승하면 단일 시즌 최초로 BWF 4개 대회 석권이라는 ‘슈퍼 1000 슬램’ 대기록을 쓸 수 있었다.

안세영(삼성생명). 사진=AFPBB NEWS

슈퍼 1000 대회는 BWF 월드투어 중 랭킹 포인트와 상금이 가장 많이 걸린 최상급 대회다. 2023년 승격된 말레이시아 오픈을 비롯해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중국 오픈이 해당한다.

2018년 BWF 월드투어가 시작된 이래 한 해에 슈퍼 1000시리즈 4개 대회를 모두 정복한 선수는 없다. 2019년 혼합 복식의 정쓰웨이-황야충(중국)이 출전한 대회를 모두 우승했으나 4개 대회가 아닌 3개 대회 체제였다. 2022년 여자 복식의 마쓰야마 나미-시다 지하루(일본)는 2개 대회를 전부 우승했으나 코로나19로 중국 오픈이 개최되지 않았다. 남자 단식 빅토르 악셀센(덴마크)은 슈퍼 1000 대회 4개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으나 한 해에 이룬 기록은 아니다.

안세영은 최초라는 새 역사에 가장 근접한 선수였다. 올해 열린 슈퍼 1000시리즈 3개 대회인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전영 오픈을 싹쓸이했다. 여기에 슈퍼 750 대회인 인도 오픈, 일본 오픈과 300 대회인 오를레앙 마스터스까지 6개 대회 트로피를 품었다.

이번 대회 출발도 순조로웠다. 32강에서 미셸 리(캐나다·16위)에게 역전승을 거뒀고, 16강에서 심유진(인천국제공항·14위)을 제압했다. 8강에선 숙적 천위페이(중국·5위)를 따돌리며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안세영(삼성생명). 사진=AFPBB NEWS

최초 기록에 단 2승만을 남겨둔 안세영이었으나 무리하기보다는 더 멀리 내다보는 선택을 했다. 안세영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안고 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줄곧 무릎이 좋지 않았던 안세영은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 이후 열린 일본 오픈에 무릎 부상 등의 이유로 불참했다.

안세영이 파리올림픽 직후 부상 부위에 대한 협회와 대표팀의 관리 소홀 문제를 언급하며 작심발언을 했던 만큼 선수와 협회 모두 조금 더 긴 호흡으로 대회에 임하기로 했다.

대기록보다 무릎 보호를 선택한 안세영은 당분간 휴식과 재활에 집중하며 몸 상태를 점검한다. 부상 부위를 관리하며 다음 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정조준한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