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 화석 ‘거스’ 5010만달러 낙찰
2년 전 스테고사우루스 기록 경신해
학계 “연구·교육 불가능한 가격 됐다
1000분의 1만 있어도 화석탐사 가능”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거스(Gus)‘라는 별명이 붙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 rex) 화석이 5010만 달러(약 750억 원·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이로써 ’거스‘는 최근 몇 년간 급등하고 있는 선사시대 표본 경매 시장에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육식공룡의 왕‘이라는 타이틀을 되찾았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밤 열린 경매에서 약 10분간 이어진 치열한 입찰 경쟁 끝에 5010만 달러의 천문학적인 가격에 공룡 화석이 낙찰됐다.
낙찰된 이 거대한 골격의 새 주인이 누구인지, 심지어 어느 지역에 거주하는지조차 소더비 측은 밝히지 않았다. 현장에는 총 7명의 입찰자가 참여했으며, 소더비의 경매사 필리스 카오는 경매 도중 “더 크게 베어 물어보세요. 결국 이건 티라노사우루스니까요”라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번 낙찰로 티라노사우루스는 상업용 화석 시장에서 ‘가장 비싼 화석’의 왕좌를 탈환했다. 2년 전, 스테고사우루스 화석이 4460만 달러에 낙찰되면서 초식공룡에게 빼앗겼던 기록을 다시 가져온 것이다.
이 화석은 2021년부터 화석이 풍부한 사우스다코타주의 사유지에서 수년에 걸쳐 발굴되었다. 화석의 별명인 ‘거스’는 표본이 발견된 6500에이커 규모의 목장 소유주인 고(故) 개리 리킹(Gary Licking, 애칭 거스)의 이름에서 따왔다.
약 6700만 년 전에 생존했던 이 최상위 포식자는 높이 3.81미터, 길이 11.58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상업용 고생물학자 토마스 하이트캄프와 그의 팀이 세 번의 여름에 걸쳐 뼈를 발굴했으며, 이후 수년에 걸친 복원 작업이 진행되었다.
전체 골격 중 183개의 뼈가 실제 발굴되었고 나머지 부분은 재구성되었다. 특히 치유된 갈비뼈의 흔적과 청소부 동물들에게 뜯어 먹혔을 가능성이 있는 두개골의 상흔 등 희귀한 흔적을 간직하고 있어 그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되었다.
공룡 뼈의 가격이 끝없이 오르는 추세는 상업용 화석 사냥꾼들에게는 환영받고 있지만, 대학과 박물관의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금력에서 밀려 과학적으로 중요한 표본을 연구할 기회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척추고생물학회는 개인이 화석을 소유하게 되면 미래의 연구, 교육 및 대중 참여의 기회가 영구적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스콘신 카르타고 대학의 고생물학자 토머스 카는 “경매 회사들이 역대 가장 비싼 공룡을 팔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며, 어떤 박물관도 이 가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메릴랜드 대학의 척추고생물학자 토머스 R 홀츠 주니어 역시 “이 금액의 1000분의 1만 있어도 소규모 기관이 두 시즌 동안 화석 탐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상업계는 화석 발굴과 준비 과정에 들어가는 엄청난 노력을 근거로 높은 가격을 정당화한다. 1990년대 초 유명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스탠(Stan)’을 발굴했던 상업용 고생물학자 피터 라슨은 이제야 사람들이 화석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있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억만장자 구매자들이 상업적 시장과 학계의 공존을 모색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2024년 4460만 달러에 스테고사우루스 ‘에이펙스(Apex)’를 구매한 헤지펀드 억만장자 켄 그리핀은 이를 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에 4년간 대여하고, 연구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3D 스캔을 포함한 연구 및 문서화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더비의 경영진 카산드라 해튼은 “모두가 이 화석들을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하고 싶어 한다며, 공룡을 아끼지 않는다면 누구도 5000만 달러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학계와 상업계의 협력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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