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엇갈린 원자재 시장…금 웃고 구리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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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선호…금 가격 '고공행진'
달러 약세로 반등했지만…구리 '약세'
금 전망치 상향…"강세장 이어질 듯"

  • 등록 2025-04-28 오후 4:39:44

    수정 2025-04-28 오후 4:39:44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영향으로 금과 구리의 희비가 엇갈렸다. 글로벌 경기 불안이 커지면서 고점을 탐색하던 금의 수요는 더 높아졌고, 구리의 수요는 짓눌렸기 때문이다. 관세 영향이 글로벌 경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안갯속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금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사진=챗GPT 갈무리)

28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3월 28~4월 28일) ‘KODEX 골드선물(H)’의 수익률은 5.71%로 집계됐고, ‘KODEX 구리선물(H)은 -6.33% 빠졌다. 해당 ETF들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과 구리 선물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되는 지수를 따른다. 선물 가격 움직임만을 반영하기 위해 환헤지를 실시한다.

금과 구리 ETF의 희비가 엇갈린 이유는 트럼프발 관세 영향이 크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구리가격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 발표에 따른 구리의 수요 증가 기대감과 미국에서의 구리 관세 부과 우려로 인한 사재기 현상이 지속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부터 꾸준히 우상향했던 금은 고점 부담이 작용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관세를 조기에 부과한다는 소식에 구리를 미리 선점하고자 하는 수요가 급격하게 줄었고, 이달 구리 가격은 폭락한 바 있다. 게다가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등 악재가 겹쳤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 협상 기대감과 함께 달러 약세로 인해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폭 반등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 자산이자 실물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구리는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2020년대 후반 구리의 공급 부족 전망은 변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관세 확정 이후의 재차 하락 가능성에 유의해야 하고, 1분기 중국의 구리 수요 호조도 관세 부과 이전의 효과가 혼재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예된 관세가 확정된 이후에도 구리 가격이 지금과 같은 반등 흐름은 나타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금 가격은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고, 관세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자극되면서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 22일 글로벌 금값은 장중 온스당 35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무역 긴장이 일부 완화하면서 하락했지만, 여전히 금의 수요는 높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남아 있다.

무엇보다 미·중 관계가 궁극적으로 회복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중국 등에서 금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는 점도 금 가격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홍콩 커머더티 디스커버리 펀드의 애널리스트 샘슨 리는 “중국인들이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금 강세장이 오랫동안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안전자산인 금과 경기민감 자산인 구리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만, 이 같은 경향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물 금 등은 달러 약세 지속과 경기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하면서 상승하고 있다”며 “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증가하는 등 금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2~4분기 금 전망치는 온스당 3100~370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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