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놀란 관세역풍 “中빼고 90일 유예”

1 week ago 7

증시 폭락에 국채 투매 조짐 보이자
상호관세 발효 다음날 ‘일단 멈춤’
中관세는 104%서 125%로 올려
코스피 6.6% 닛케이 9.13% 급반등

트럼프 “사람들이 좀 불안해해서” 상호관세 유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한 행정명령을 들어 보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별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해 ‘90일간 유예’를 선언하고 대중(對中) 관세만 125%로 상향했다. 주가 폭락에 이어 안전 자산인 미 국채마저 투매 현상이 벌어지자, 관세 유예 카드를 썼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호관세 유예 소식에 코스피가 전일 대비 6.60% 급등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사람들이 좀 불안해해서” 상호관세 유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한 행정명령을 들어 보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별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해 ‘90일간 유예’를 선언하고 대중(對中) 관세만 125%로 상향했다. 주가 폭락에 이어 안전 자산인 미 국채마저 투매 현상이 벌어지자, 관세 유예 카드를 썼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호관세 유예 소식에 코스피가 전일 대비 6.60% 급등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부과된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9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전날 이 관세를 적용한 지 약 13시간 만에 ‘일단 멈춤’ 버튼을 누른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상호관세는 90일간 25%에서 10%(기본 관세만 적용)로 낮아지게 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기존 104%에서 125%로 더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 주식, 국채, 달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관세 폭격’에 따른 후폭풍이 커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패권 경쟁국인 중국과 다른 국가를 ‘갈라치기’해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유예를 발표한 뒤 “국채 시장은 아주 까다롭다. 어젯밤에 (국채 시장을) 보니 사람들이 좀 불안해했다”고 밝혔다. 유예 최종 결정 시점은 “오늘 이른 아침”이라고 했다. 전 세계를 겨냥한 관세 폭탄의 부작용으로 금융시장 등에서 경고음이 커지자 급하게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식·채권 시장의 급락과 기업 최고경영자, 의원, 외국 정상의 압박이 맞물리면서 대통령이 한발 물러섰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중국 관세율을 더 올린 배경을 두고 “중국이 세계 시장을 무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계획이 있느냐’란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정밀하게 계산해 (관세율을) 설정했다. 더 올릴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내 친구이며 나는 그를 좋아한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중국도 10일 예고했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84%로 높이는 조치를 발효했다. 또 중국 상무부는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예측 불가능 상황을 조성해 협상력을 키우려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매드맨식 최대 압박(Madman’s Maximum Pressure)’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소식에 아시아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6.60% 상승한 2,445.06으로, 닛케이225지수는 9.13% 오른 34,609.00으로 각각 마감했다. 대만과 홍콩 증시도 전날보다 각각 9%, 2%가량 올랐고, 중국 본토 증시도 약보합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7원 내린 1456.4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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