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GUB-57 A/B)’ 폭탄을 지원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폭탄의 위력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린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보다 직접 개입하게 될 경우, 지하 80m에 건설된 이란 포르도(Fordo)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으로 벙커버스터 투하가 거론되고 있다.
‘벙커버스터’는 일반적으로 지하에 매설된 벙커나 터널을 관통해 폭발하는 대형 관통 유도폭탄을 통칭한다. 이 가운데 GBU-57 A/B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는 미 공군이 보유한 최대 규모 벙커버스터로, 약 13.6톤(30000파운드)에 달하는 무게를 지닌다.
미 공군에 따르면, 이 폭탄은 지하 약 60미터까지 파고들어 폭발할 수 있으며, 연속 투하 시 더 깊은 관통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 정밀 유도 시스템을 통해 목표를 정확히 타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 포르도 핵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이 생산 중이라며, 벙커버스터 사용 시 핵물질이 주변으로 퍼질 위험성을 경고했다. 다만 IAEA는 과거 이스라엘이 나탄즈(Natanz) 핵시설을 공격했을 때, 오염은 시설 내에만 국한됐다고 밝혔다.
포르도는 이란의 두 번째 핵연료 농축시설이다. 2006년 착공 후 2009년 가동되었으며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약 95km 떨어진 산악 지역 내부에 있다. 지상으로부터 80m 이상 암반 아래에 있다. 이란과 러시아의 방공 시스템으로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BU-57은 이론상 모든 대형 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미군의 B-2 스피릿(B-2 Spirit) 스텔스 폭격기에만 탑재 및 투하가 가능하도록 설정돼 있다.
B-2는 연료 재급유 없이 약 11000km, 급유 시 최대 18500km 이상 비행할 수 있으며, 세계 어느 곳이든 수 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다. 미 공군은 GBU-57 두 발을 탑재한 B-2 시험 비행에도 성공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이 이스라엘의 작전에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개입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G7 정상회의에서 취재진이 “군사 개입 가능성”을 묻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문제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미국 주재 대사 야히엘 레이터는 지난 15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미국에 방어 목적의 지원만 요청했다”며 “모든 작전이 폭격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