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스톰’에 한국GM 철수설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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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국내 생산 물량 85% 美수출
美 25% 관세 현실화땐 타격 불가피… GM측 “관세 영구화땐 이전 등 고려”
인력 8700명, 협력사 합치면 15만명… 노조, GM본사에 내달 토론회 제안

미국 정부가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고하면서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철수할 것이란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국내 생산량의 85%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 하락에 따른 타격을 크게 입을 수밖에 없다. 부도 위기를 맞고 군산공장을 폐쇄했던 2018년 이후 또다시 철수설이 불거지자 한국지엠 노동조합은 근로자와 지역사회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다시 불거지는 ‘철수설’

한국지엠 노조 측은 24일 GM본사 측에 ‘한국지엠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 측은 다음 달 13일 한국지엠 부평 공장에서 정책 토론회를 열고 회사와 정계 인사를 패널로 초청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GM 본사 차원의 대응이 걱정이다”라며 “임직원 사이에 여러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트럼프 관세 정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토론하며 내부 결속력을 다질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지엠의 임직원은 8700여 명으로 협력사 직원까지 고려한 직간접적 일자리 수는 1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의 철수설은 10여 년 전부터 수차례 제기됐다. GM이 2012년 군산공장 생산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세단 ‘크루즈’의 차세대 모델을 미국과 유럽 등 해외 공장에서 만들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2018년에는 군산공장 폐쇄와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 커졌다. 당시 산업은행은 전면적인 철수를 막기 위해 약 81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GM은 최소 2028년까지 한국지엠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관세 이슈와 더불어 GM이 글로벌 생산 기지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지엠의 철수 가능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9일(현지 시간)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주최한 투자자 행사에서 “관세가 영구적으로 적용된다면 공장 배치 및 이전과 같은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국내 시장 철수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 ‘선택과 집중’ 전략이 독(毒)으로

트레일블레이저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지엠의 대미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두 개 모델이다. 한국지엠이 한국에서 생산하는 모델은 현재 이 두 개뿐으로 각각 2020년과 2023년부터 북미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됐다. 이때부터 GM은 북미에선 생산하지 않는 소형 SUV 차량 수출 기지로 한국을 낙점하고 이 두 개 차종을 중심으로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 공략에 힘써 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생산 차종도 두 개로 줄이고, 무관세 혜택을 받던 미국 수출에 집중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셈”이라며 “국내 지역 경제에도 문제지만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철수한 GM으로서도 한국지엠만큼 성과를 내는 곳이 없었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지엠은 국내에서 총 49만4072대의 차량을 생산했는데 이 중 84.8%인 41만8782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이 기간 한국지엠의 국내 판매량은 대미 수출량의 5.9%에 불과한 2만4824대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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