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내부서 확전 장기화 우려
유가 상승·중간선거 악영향 경계
강경 대응론도 여전…“이란 압박해야”
대이란 강경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전쟁 장기화가 경제와 중간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당내 균열도 드러나는 모습이다.
9일(현지 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양국 간 휴전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이후 미군은 이란 내 수십 곳의 군사 목표물을 공습했고, 이란도 중동 지역에서 보복 공격에 나서며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이번 상황은 공화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딜레마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을 지지해야 한다는 당내 기류가 여전하지만, 확전이 유가 상승과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경우 선거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했던 대이란 평화 협상은 공화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당 지도부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려는 기조에는 지지를 보냈지만, 지난달 체결된 양해각서에 대해서는 핵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담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전투가 재개되자 당내에서는 경제적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여름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국제 유가가 오르면 공화당이 선거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지도부는 생존과 통제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중간선거는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는 우리를 정치적 파멸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협상 실패 가능성을 우려했던 공화당 인사들도 현재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차관을 지낸 공화당 전략가 매튜 바틀렛은 “우리는 다시 확전으로 이어지는 전쟁과 길고 고통스러운 협상 사이의 기로에 서 있다”며 “경제에 대한 메시지는 사라지고 혼란스러운 외교 메시지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달 상·하원에서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민주당과 함께 이란 군사작전 중단 결의안에 찬성하며 당내 이견을 드러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전쟁 권한 자체를 제한하는 데에는 반대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본격적인 군사작전을 재개하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이란 특사를 지낸 엘리엇 에이브럼스는 “많은 사람이 양해각서가 선거 때까지 상황을 안정시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란이 선을 넘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상황을 원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군사 대응이 결과적으로 미국의 안보와 경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올리비아 웨일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의 테러 위협이 제거되면 미국인들은 물가 상승률 둔화와 낮은 휘발유 가격, 더 강한 경제 성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휴전 종료 이후 공습을 확대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 관계자는 최근 48시간 동안 이란 내 최소 170곳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이는 이란의 해상 공격 능력을 더욱 약화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맞서 이란도 카타르와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등 중동 지역을 대상으로 보복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전쟁 비용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하원 세출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국방부가 요청한 67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전쟁 예산 사용 계획이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다며 행정부를 질타했다.
향후 대응을 놓고 공화당 내부의 시각은 여전히 엇갈린다. 강경파는 이란의 군사력을 무력화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돈 베이컨 하원의원(공화당·네브래스카)은 “이란이 계속 선박과 주변국을 공격하고 있는 만큼 미국은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릭 크로퍼드 하원 정보위원장(공화당·아칸소)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발언을 지지하며 “이 지역의 동맹국들도 이를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전 홍보국장 더그 헤이는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물가”라며 “전쟁이 계속될수록 공화당 후보들은 물가 안정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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