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타격 미흡’ 보도에 “허위정보 기자 개처럼 쫓겨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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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한밤의 망치’ 성과 두고 논란
CNN-NYT “제한적 피해만” 보도… 트럼프 “원폭 투하급 공습” 반박
기자실명 거론하며 “쓰레기” 비판도
합참의장 “이란 미사일 요격 당시… 韓-日서 파견된 패트리엇 요원 참여”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 성과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완전한 파괴’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군의 공습 성과가 제한적이었다는 CNN, 뉴욕타임스(NYT)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처음으로 관련 보도를 한 너태샤 버트런드 CNN 기자의 실명을 거론했다. 버트런드 기자가 “개처럼 쫓겨나야 한다(thrown out like a dog)”며 CNN 측에 그의 ‘해고’를 종용했다. 그는 CNN과 NYT 또한 ‘쓰레기(scum)’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또한 이 보도의 근거가 된 미 국방정보국(DIA)의 평가 보고서를 유출한 사람을 겨냥해 “감옥에 가야 한다”고 위협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DIA 보고서는 ‘초기(preliminary)’ 평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헤그세스 장관은 보고서 안에 ‘추가 정보 수집까지 몇 주가 필요하다’ ‘신뢰도가 낮다’는 내용이 있는데도 ‘허위 정보 매체’들이 이를 감안하지 않은 채 공습 성과를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관련 정보가 ‘기밀’이라는 이유로 정확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케인 의장 역시 공습에 쓰인 모든 무기가 “목표 지점과 조준점에 정확히 도달했다”고 했다. 폭탄 투하에 참여한 한 조종사가 “내가 본 가장 밝은 폭발이었다. 마치 대낮 같았다”고 증언했다며 성과를 강조했다.

특히 케인 의장은 23일 이란이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 공군기지로 미사일 14발을 발사했을 때 “한국과 일본에서 파견된 패트리엇 요원들이 요격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올 3월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요격을 위해 배치된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포대 및 병력 일부를 중동으로 옮기는 조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공식 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 “이란 우라늄 옮겨지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루스소셜에 “적의 영공을 36시간 동안 위험하게 비행하고 돌아온 애국자들이 전설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썼다. 그러나 CNN은 DIA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공습으로 이란의 농축 우라늄 재고가 줄어들지 않았으며 원심분리기 등도 대부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전했다. NYT 역시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시설 3곳의 피해는 지상 구조물에 집중됐고 지하 시설은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습으로 지연된 핵 개발 기간은 최대 6개월 미만”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찾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이번 공습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패망을 이끌어낸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에 비유했다. 그는 이번 이란 공습이 2차 대전을 끝낸 원폭 투하와 “본질적으로 같은 공격”이라며 “전쟁을 끝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란의 농축 우라늄 이전 의혹에 대해 “아무 것도 옮겨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추가 위성사진 공개에도 논란 여전

25일 영국 BBC방송은 미국 민간 위성사진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24일 촬영한 이란 포르도 핵시설의 사진을 공개하며 21일 미국의 공습 뒤 새로운 구멍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공습 다음 날인 22일 촬영본에서는 미국의 공습으로 핵시설 입구에 거대한 구멍 6개가 생긴 게 확인됐다. 24일 촬영본에는 북서쪽 진입로 등에 분화구 모양의 구멍이 새로 발견됐다. 미국에 이어 23일 이스라엘도 같은 시설을 폭격한 결과로 보인다.

24일 이스파한 핵시설을 찍은 사진에선 미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우라늄 전환 시설로 지목했던 건물이 대부분 파괴된 모습이 포착됐다. 나탄즈 핵시설은 22일 구멍이 움푹 파였던 두 지점이 24일 촬영본에선 흙으로 덮인 상태로 나타나 피해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전반적으로는 이란 핵시설을 효과적으로 파괴했다”면서도 “원심분리기 등 파괴되지 않고 남은 부분은 향후 무기급 우라늄 생산에 사용될 여지가 있어 여전히 위협적”이라고 진단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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