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언스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최근 몇달간 더 이상 과거에 해오던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졌으며, 더 이상 독립적으로 방송을 운영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프로그램은 국가에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계속 돼야 하며, 방송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물러난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해 미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집중포화를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프로그램이 카멀라 해리스 전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발언을 지우는 등 방송내용을 조작했다며 200억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의 끔찍한 답변은 삭제하고, 인터뷰의 다른 부분에서 훨씬 나은 답변을 가져와 대체했다”며 “‘60분’ 사기꾼들은 모두 쫓겨나야 한다”고 했다. CBS 측은 해당 방송이 조작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3일엔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60분’ 프로그램은 거의 매주 ‘트럼프’라는 이름을 경멸적이고 불명예스럽게 언급해 왔지만, 이번 주말 방송은 그중 최악”이라면서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가진 부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인터뷰, 그리고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를 겨냥해 “그들은 그들이 한 일, 하는 일에 책임져야 한다”며 “면허를 박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방송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오언스는 방송사의 존폐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부담을 느껴 하차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1988년 CBS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해 40여년간 일해온 베테랑이다. 60분은 57년 역사를 지닌 프로그램으로, 수석 프로듀서는 그간 오언스를 포함해 단 3명뿐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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