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품 수입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경고하자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글로벌 제약 관련 기업들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전 거래일 대비 2.02% 하락한 791.2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일라이릴리는 미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인 ‘젭바운드’ 등을 공급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다.
이날 일라이릴리가 유전자 편집 심혈관 치료제 개발사인 버브 테라퓨틱스(Verve Therapeutics)를 약 13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노보 노디스크도 3.48% 하락한 74.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와 머크앤코도 각각 2.82%, 3.31%씩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언급이 제약주들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제약 제품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제약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미국 내 제약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많은 기업들이 부분적으로라도 다시 미국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과 가전 외에도 제약 산업을 주요 관세 부과 대상으로 지목해왔다. 지난달에는 미국 내 의약품 제조 기반을 강화해 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국내 필수의약품 생산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또 미국 공화당 상원들이 감세안에서 10년간 메디케이드(공공의료지원) 예산안을 삭감하기로 한 것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공개한 감세 정책 초안에는 근로능력이 있는 18~64세 무자녀 단독 가구에 대해 메디케이드 수급 조건으로 근로 요건을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한 연간 소득이 빈곤선(4인 가구 기준 약 3만2000달러)을 초과하는 일부 메디케이드 수급자에게 서비스당 35달러의 본인 부담금을 지우는 하원안도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