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저평가 해소 시동…내수·엔터株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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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저평가 해소 시동…내수·엔터株 유망"

“기업들이 배당성향을 높이고 정부가 상속세를 낮추면 한국 증시가 확 달라질 겁니다.”

로리 그린 TS롬바드 아시아리서치총괄 겸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가 공언한 정책만 관철해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요인을 유의미하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통해 1년 남짓한 기간 50% 넘게 뛴 일본 증시 흐름이 한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비상계엄 등 한국의 정치적 변곡점마다 심층 보고서를 발간해온 아시아·신흥시장 전문가다.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 증시가 뛰고 있는 배경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우선 지난해 계엄 이후 커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됐다. 대선 이후엔 시장 친화 정책이 쏟아졌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직접 찾은 건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서 고무적인 행보”라며 “코스피지수 5000, 밸류업, 재정 부양책 등의 언급이 이어지며 긍정적 신호를 줬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다른 아시아 증시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점도 반등 배경 중 하나다.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일본 대비 절반, 대만과 비교하면 40%가량 낮다”고 했다. 여기에다 미국 증시로 쏠렸던 자금이 신흥국으로 분산되자 한국 증시 역시 수혜를 보고 있다는 게 그린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증시 위협 요인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게 미국의 관세 정책이다. 다만 한국은 경기 부양책을 통해 관세 타격을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봤다. 그는 “한국 내수 경기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며 “증시 상승 모멘텀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목할 업종으론 재정 확대 정책의 수혜주인 내수주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엔터테인먼트주를 꼽았다.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증시 내 비중이 높은 반도체 업종은 인공지능(AI)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관세 충격 등 위험도 있다”며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고 중국의 추격을 받지 않는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중국과 인도 시장 투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내년에 미국 중국 유럽 등 3대 경제권이 내수 확대 정책을 펴면 여기에 상품을 공급하는 신흥국 경기가 꿈틀댈 것”이라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점도 신흥국에 유리해진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뉴욕=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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