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기 치매 증상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1일(현지시간) 크리스 트루악스 변호사가 쓴 '트럼프의 정신적 쇠퇴는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트루악스 변호사는 2008년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트루악스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자신에게 유리할 때는 사람들을 속였다"며 "하지만 지금 트럼프가 하는 일은 조금 다르다"고 했다.
이어 "작화증(confabulation)은 때때로 '정직한 거짓말'로 불린다"며 "작화증이란 개인이 뚜렷한 이득 없이 완전히 만들어낸 이야기를 사실처럼 떠벌리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작화증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도 아닌데 마치 실제로 겪고,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믿는 것을 뜻한다.
트루악스 변호사는 "단순히 날짜를 잘못 기억하거나 어떤 사실을 잊어버리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가 흔히 겪는 기억의 오류는 허구의 정보를 생생한 세부 묘사로 완전하게 회상하게 될 때 작화증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노인에게 작화증은 치매의 가장 명확한 초기 징후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삼촌 존 트럼프에 관해 얘기를 했을 때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MIT 교수인 존이 핵공학·화학·수학 분야에서 학위를 가지고 있었으며 '유나바머'로 유명한 테러범 테드 카진스키를 가르친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존은 실제로 MIT 교수는 맞았지만, 핵공학·화학·수학 분야의 학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그리고 카진스키는 MIT가 아니라 하버드에 갔다"며 "카진스키는 1996년 체포됐는데 존은 1985년 사망했다"며 "다시 말해 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런 얘기를 했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학적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건 치매의 또다른 초기 징후"라며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학위를 받고 평생 회사를 운영해온 사람이라면 백분율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명히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루악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값을 100% 인하하겠다고 했다며 "약값을 100% 인하하면 무료가 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엡스타인 파일'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엡스타인이 체포된 건 2019년 당시 두 사람은 이미 오래전에 임기를 마쳤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은 비록 내부에서라도 문제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단지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고개를 돌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