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카고에 주방위군 투입…민주당 주지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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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 도시 방관하지 않겠다”…법원은 포틀랜드 투입 제동
“범죄율 낮은 지역에도 군 배치…정치적 압박 의도”

  • 등록 2025-10-05 오후 12:51:41

    수정 2025-10-05 오후 12:51:41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주방위군을 추가로 투입했다. 로스앤젤레스, 워싱턴DC,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에 이어 민주당 성향의 대도시 중심으로 군 병력이 확산 배치되는 모양새다.

5일 AFP통신에 따르면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공무원과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주방위군 병력 300명 투입을 승인했다”며 “대통령은 미국 도시를 괴롭히는 무법 상태를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같은 날 오전 시카고 남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직후 이뤄졌다. 당시 연방 국경순찰대원이 차량에 들이받히고 여러 대의 차량에 포위되자 방어 차원에서 발포했고, 피격된 운전자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여성으로 반자동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국토안보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일리노이주 민주당 소속 제이비 프리츠커 주지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군을 투입하지 않으면 직접 군대를 들여보내겠다고 최후통첩했다”며 “주지사의 뜻에 반해 우리 영토에 군을 투입하라는 것은 터무니없고 비미국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주방위군은 평상시 주지사가 지휘하지만, 대통령은 비상시 이를 통제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포틀랜드에 주방위군 200명을 60일간 투입하려던 계획은 법원 제동에 걸렸다. 오리건주와 포틀랜드시가 “연방정부의 불법 군사 개입”이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연방지법이 인용한 것이다. 카린 이머거트 판사는 “소규모 시위가 연방 군대 투입을 정당화하지 않는다”며 “이 나라는 계엄법이 아니라 헌법이 적용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포틀랜드에서는 400여 명의 시민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까지 행진하는 시위를 벌였고, 연방 요원들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6명을 체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방위군 투입 지역들은 대부분 민주당 지지 지역이다. 캘리포니아주, 오리건주, 일리노이주 등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주와 워싱턴DC에 이어, 테네시주 멤피스 역시 민주당이 강세인 도시다. 트럼프 대통령은 높은 범죄율을 근거로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 이들 지역의 범죄율이 최근 오히려 하락세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포틀랜드를 “전쟁으로 황폐해진 불타는 도시”라고 규정했지만, 현지 언론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당시의 사진을 근거로 한 과장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잇단 주방위군 투입에 대해 미국 정치권 안팎에서는 “연방정부가 치안 문제를 명분으로 민주당 지역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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