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 美 온다"…8년만에 관세협상 마주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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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네디 동상 앞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옆은 케네디 전 대통령 동상이다. /로이터연합뉴스

< 케네디 동상 앞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옆은 케네디 전 대통령 동상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리 머지 않은 미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에 올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에 이어 2기에도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에 올 것이란 얘기다.

트럼프 "시진핑 美 온다"…8년만에 관세협상 마주앉나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 이사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그(시 주석)가 올 것”이라며 미국 방문 시점에 대해선 “그리 머지 않은 미래”라고 했다.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워싱턴DC에 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모두 6월 중순에 생일을 맞이한다면서 이들이 이 무렵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일종의 ‘생일 정상회담’을 여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은 1946년 6월14일, 시 주석의 생일은 1953년 6월15일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양측이 회담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마러라고 리조트보다 워싱턴이나 베이징 같은 보다 격식 있는 장소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관세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미국은 지난달 4일 중국산 수입품에 기존 관세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와 석탄, 원유 등에 대해 10~15%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달 4일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더 부과했다. 이로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기존 관세에 20%가 추가로 붙게 됐다. 중국도 지지 않고 이달 10일부터 미국산 농산물에 추가로 10~15% 관세를 더 부과하기 시작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은 아직까지 탐색전 단계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대중 관세를 60~100% 혹은 그 이상 매길 수 있다고 했다.

미중 정상이 실제로 회담을 한다면 미중 관세전쟁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나고 싶어하는데다 ‘생일 정상회담’ 아이디어까지 거론되는 것에 비춰보면 회담은 상당히 우호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고율의 관세 부과와 보복관세로 치닫는 상황에서 벗어나 관세전쟁이 수그러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관세전쟁이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만만찮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두 정상이 마러라고 리조트(2017년 4월)와 중국 베이징(2017년 11월)에서 각각 만났지만 관세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당시 두 정상은 미국 수출을 늘리고 중국의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100일 협상계획’을 시작했지만, 협상은 순조롭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중국에 “큰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했고 이후 일부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트럼프 행정부 때 도입된 관세를 낮추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미국의 대중 평균 관세율은 10%대다. 이번에도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거나, 이후 협상 내용을 문제삼을 경우 오히려 양국 간 관세전쟁은 확전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

아예 회담이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시 주석이 관세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리스크를 감수하고 미국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컨설팅회사인 중국전략그룹(CSG)을 이끌고 있는 크리스토퍼 존슨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국 애널리스트는 “시 주석은 트럼프 1기 초반에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은 것을 실수라고 생각한다”면서 “그의 모든 본능은 너무 빨리 가지 말라고 하고 있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시 주석은 이미 유럽연합(EU)의 방문 요청은 거절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이혜인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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