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루비오·헤그세스 3인
이번주 안보·나토회의 참석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정부가 출범된 이후 처음으로 유럽을 대거 방문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안과 인공지능(AI) 규제, 관세 정책 등 현안을 논의한다. 논의 양상에 따라 국제 경제·안보질서의 중심축이었던 '대서양 동맹'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 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이번주 잇달아 유럽을 찾는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인공지능 행동 정상회의에 이어 오는 14일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한다. 루비오 장관 역시 뮌헨 안보회의를 찾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헤그세스 장관은 이달 13일 벨기에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논의가 예상되는 현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안이다. 서방에서 휴전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종식 방안의 각론을 두고 미국과 유럽이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식과 안전 보장을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희토류 자원을 요구하면서 종전 협상의 접점을 찾는 게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방위비 인상과 대유럽연합(EU) 관세 정책도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미국의 안보 자원에 의존하고 있다며 자체 방위비를 늘릴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EU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무기 구매를 늘리는 방안을 협상 카드로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EU 관세 부과안의 윤곽도 드러날지 관심이 모인다. EU의 AI 등 첨단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도 첨예하게 논의될 의제다. 트럼프 행정부는 EU의 강력한 반독점법, 디지털시장법(DMA), 디지털서비스법(DSA) 등 기술 규제가 자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법령상 규제 대상이 될 만큼 규모를 갖춘 업체는 자국 빅테크 기업 외엔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EU가 이를 무시하고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조사를 강행하고 있어 인공지능 정상회의에서도 유럽과 미국 간 구속력 있는 합의가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