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결제 시스템 ‘픽스’가 관세 근거”
신용카드보다 수수료 10분의 1 수준
외교 이슈되자 정치권 쟁점으로 부상
브라질 정부의 자체 결제 시스템이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주요 의제로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 내에서 저렴한 수수료를 통해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문제 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라질 결제 시스템 ‘픽스(Pix)’가 미국 정부가 브라질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의 주요 근거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픽스는 정부 주도의 결제 서비스로 브라질의 외딴 열대우림부터 주요 도시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이용되고 있다.
픽스는 이용자가 직불카드나 신용카드 없이도 결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은행 혹은 금융기관 계좌와 인터넷 서비스만 있으면 휴대전화를 통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수취인의 고유 ID 코드와 금액을 직접 입력하거나, 가맹점의 QR코드만으로 간편하게 송금해 결제할 수 있다.
저렴한 수수료가 장점이다. 국제결제은행(BIS)가 지난 2022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픽스 거래 수수료는 평균 0.22%로 집계됐는데 신용카드 평균 수수료인 2.2%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브라질 내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픽스 시스템은 브라질 전체 거래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거래액 기준으로는 약 2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브라질 전체 인구의 약 80%인 1억7000만명 이상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7000만명 이상의 금융소외 계층이 금융시스템에 편입됐다고 보고 있다.
FT는 “지난달 2020년 말 출시된 이래,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사회 중 하나인 브라질의 금융 포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픽스가 미국의 신용카드 결제망 기업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에 도전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관세를 부과하는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고 FT가 짚었다. 지난달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불공정 무역 관행 혐의에 대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가 미국 결제 업체들에 불이익을 주면서 픽스 등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브라질 내에서 고객 수가 50만명을 넘는 모든 금융 기관은 픽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브라질 정부의 규제도 미국 정부가 문제로 보고 있는 점이다. 또, 규제 기관인 브라질 중앙은행이 픽스를 운영하는 것도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픽스를 문제 삼자 정치권에서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주요 경쟁자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이 문제를 통해 미국의 브라질 개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룰라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그들은 픽스를 외국 세력에 넘기려고 하는 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픽스는 브라질의 성과로 우리는 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이런 주장에 대해 부인하며 “픽스를 통해 미국 신용카드 결제 거래량이 지속해서 증가하면서 미국 기업들에 혜택을 줬다”고 오히려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FT는 “미국 정부가 제기하는 픽스에 대한 비판은 다가오는 선거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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