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간 1970년대 리처드 닉슨의 2번째 임기 이후 55년만에 미국 증시를 가장 크게 떨어뜨린 대통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00일 동안 데커스아웃도어와 알버말, 테슬라등이 크게 하락했고 팔란티어, 필립모리스 등은 상승했다.·
29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주 금요일인 올해 1월 17일 종가에 비해 25일 종가 기준으로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7.8% 떨어졌다. 이는 1970년 리처드 닉슨의 취임 100일간 S&P500지수가 9.7% 하락한 이후로 두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기업 친화적인 이미지와 달리 가장 반경제학적이고, 반기업적인 관세 정책으로 시장에 치명타를 줬다는 평가다.
기업에 따라 특히 타격이 커서 주가가 폭락한 회사들도 많다.
CNBC 분석에 따르면, S&P500을 구성하는 500대 기업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은 데커스 아웃도어였다. 이 회사는 이 기간중 48% 폭락했다.
어그 부츠와 호카 운동화 등의 제조업체인 데커스는 생산의 대부분을 중국과 베트남에 의존하고 있다.
월가는 이 같은 상황에도 단기 폭락에 따른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LSEG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분석가는 매수 의견을 제시했으며, 평균 목표 주가는 현재가보다 약 67% 높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리튬 광산 업체 알버말도 40% 가까이 하락했다. 익히 알려진 트럼프의 反전기차 정책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델타항공(DAL)과 유나이티드 항공(UAL)의 주가도 각각 36% 이상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악화로 소비심리도 위축된데다 정부의 지출 삭감과 기업의 긴축 정책이 비즈니스 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작용했다.
트럼프에게 충성을 다한 일론 머스크의 기업인 테슬라 역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회사중 하나다. 테슬라는 트럼프 100일간 33% 주가가 떨어졌다.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업무를 줄인다고 밝히기 전에는 트럼프 100일간 최대 하락한 주식이 될 뻔 했다. 머스크가 테슬라 업무로 돌아오고,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설이 나오면서 지난 주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망가진 테슬라 브랜드 회복에는 대대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LSEG가 조사한 분석가의 상당수는 ‘매수’ 등급을 매겼지만, 평균 목표 주가는 현재 수준에서 횡보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이 추세를 거슬러 주가가 오히려 상승했다. 팔란티어가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도 크게 올랐던 팔란티어는 이 기간동안 주가가 57% 이상 급등했다.
이 회사 경영진은 정부 구조조정 업무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가는 팔란티어의 주가 급등 이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LSEG가 집계한 월가 분석가들의 목표 주가에 따르면, 이 회사 주가는 향후 1년간 18% 가까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담배 회사인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이 40% 상승하면서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주가가 이 기간중 28% 이상 급등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이 회사는 관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산업적 특성이 부각되고, 가입자 증가가 예상을 웃돌면서 크게 올랐다.
LSEG가 집계한 분석가들은 대부분 매수 등급을 제시했으나 평균 목표 주가는 현주가에서 향후 2% 미만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밖에 저가형 소매체인인 달러 제네럴이 36.7% 크게 올랐고 건강관리 그룹인 CVS와 일라이 릴리도 20% 이상 주가가 올랐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