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경 발언에 유가 급반등…WTI, 4.3%↑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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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8 15:14 수정2025.06.18 15:14

트럼프 강경 발언에 유가 급반등…WTI, 4.3%↑ [오늘의 유가]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미군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는 등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07달러(4.28%) 오른 배럴당 74.84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말 이후 최고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3.22달러(4.40%) 상승한 배럴당 76.45달러를 기록하며 약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강경 발언에 유가 급반등…WTI, 4.3%↑ [오늘의 유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 "우리는 (이란)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서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이) 민간인이나 미군을 겨냥해 미사일을 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그는 별도의 게시글에서 "무조건적으로 항복하라!"며 이란에 항복을 촉구했다.

앞서 국제 유가는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휴전을 모색 중이라는 보도가 전해지며 하락 반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하루 앞당겨 캐나다를 떠나 귀국하면서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후 미국이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 등 주요 무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군사적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고위 관료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자신의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시키기 위해 추가 조처를 해야 한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즉시 대피하라는 경고 발언을 내놓은 이후 조기 귀국했다. (사진=AFP)

지난 16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즉시 대피하라는 경고 발언을 내놓은 이후 조기 귀국했다. (사진=AFP)

시장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 현재까지 이란의 원유 수출 인프라에는 직접적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상태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수석 분석가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습 교환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다시 부각시켰다"며 "이번 사태는 단발적인 충돌이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유사한 장기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탈 파트너는 "이란 지도부가 권력 유지에 위협을 느낄 경우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 유가에는 배럴당 약 10달러에 달하는 '안보 프리미엄'이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올라 한센 삭소은행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차단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실제 위험은 매우 낮다”며 “이란은 수익을 잃게 되고, 미국은 유가 안정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원하기 때문에 양측 모두 해협 봉쇄에 나설 유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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