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 "산업 안전은 공통"
수백개 교섭판 쪼개기 불발
총연맹별 분리 교섭도 기각
노동위원회가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해 노조를 산업안전 교섭장으로 끌어들이는 문은 열었지만, 공종별·총연맹별로 교섭판을 쪼개려는 노조 요구에는 제동을 걸었다. 하청업체가 수백 개에 달하는 건설 현장에서 각개교섭 부담까지 떠안을 뻔한 건설사로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다.
19일 매일경제가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주요 건설사 사건 결정문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GS건설·삼성물산 사건에서 노조는 토목·건축·토목건축공사업을 별도 교섭단위로 분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공종별로 작업 내용과 위험 요인이 다르고 근무 장소, 직종, 임금 수준, 고용 형태도 달라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논리였다.
SK에코플랜트 사건에서는 총연맹별 분리 요구가 나왔다. 노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하청 전체 교섭단위에서 따로 떼어 달라고 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역사와 노선, 주요 교섭 의제가 달라 같은 교섭단위 안에서는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노조가 분리 교섭을 요구한 배경에는 교섭력 확대 계산이 깔려 있다. 전체 하청 근로자를 하나의 교섭단위로 묶으면 개별 공종의 요구가 희석될 수 있다. 반면 공종별 교섭단위가 인정되면 철근공은 추락 방지와 안전난간을, 형틀공은 자재 이동 동선과 작업 공간을, 설비공은 통로 확보와 장비 동선을 각각 원청에 직접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노동위는 이 같은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핵심 이유는 산업안전의 공통성이다. 건설 현장의 안전문제는 특정 공종이나 특정 노총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 전체 노동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돼야 할 공통 노동조건이라는 판단이다.
총연맹별 분리 교섭도 기각됐다. 노동위는 노조의 성향이나 이념 차이만으로는 교섭단위 분리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봤다. 교섭단위 분리는 현격한 근로조건 차이, 고용 형태, 교섭 관행 등 객관적 사정이 있을 때 인정되는 예외적 제도라는 취지다.
[박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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