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대규모 장외투쟁
대구 7만여명 운집 세 과시
25일 대전·27일 서울서도 집회
정부조직법 본회의처리 앞두고
국힘 필리버스터로 시간끌기
민주 정청래 "장외투정 말라"
국민의힘이 21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장외투쟁에 나섰다. 이는 2020년 1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 광화문 집회 이후 5년8개월 만에 열린 대규모 장외집회다. 국민의힘 추산으로 시민 7만명이 모였다.
국민의힘은 추석 민심을 겨냥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정부조직 개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언론·사법 개혁, 특검 수사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전국적인 여론전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집회에는 주호영·이인선·추경호 의원을 비롯해 의원 80여 명이 참석했다. 광장은 당원과 지지자들로 가득 찼고 '윤 어게인' '부정선거 진실을 밝히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이 내걸렸다.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선임안이 부결된 나경원 의원이 연단에 오르자 당원들이 환호하기도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 대한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장 대표는 "정 대표는 하이에나 (정치특검) 뒤에 숨어서 웃는 표정으로 이재명과 김어준의 부하를 자처하고 있다"며 "반헌법적인 정치 테러집단의 수괴"라고 규탄했다. 이어 그는 "멈춰서 있는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속히 다시 시작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를 거론하면서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인민재판"이라며 "이 대통령이 나라를 정상적으로 끌고 가려면 독단적으로 하지 말고 야당과 협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5일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지역 여론전을 펼치고 27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후에도 전국 단위 장외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법안 통과로 인해 제1야당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여야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국민의힘은 내란당'이라는 정치 프레임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당원명부 압수수색·의원 수사, 여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추진 목적을 '야당 말살'로 보고 있다.
민주당이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되지 않은 모든 법안에 대해 '무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본회의 진행을 지연시켜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막는 원내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신설, 기획재정부 분리,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살라미 전술'을 통해 법안을 순차 처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개시하더라도 24시간 경과 후 종결 표결을 거쳐 처리하는 절차를 반복한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를 해체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법안까지 밀어붙이면서 여야 대립 강도가 세지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는 야당의 장소이고, 국감은 야당의 시간"이라며 "국민의힘의 장외투쟁은 내란 옹호·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투정"이라고 밝혔다.
[대구 박자경 / 서울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