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에도 "여전히 힘들다"…장 보던 주부 한숨 쉰 이유

13 hours ago 1

4일 서울 도봉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 내부./사진=박수림 기자

4일 서울 도봉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 내부./사진=박수림 기자

4일 오전 11시께 서울 도봉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 마트 안은 평소보다 더 고요했다. 위스키 코너의 직원도, 계란 매대 앞에 서 있던 손님도 일제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인터넷 검색창에 ‘헌법재판소 선고’를 입력하거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시청 중이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확정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당분간 풀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이 마무리된 이날, 소비자들의 시선 역시 헌법재판소 선고에 집중됐지만 물가와 소비에 대한 기대감은 싸늘했다.

정치 불확실성 사라져도…“물가 안 잡히면 소비 못 늘려요”

4일 서울 도봉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 내부.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4일 서울 도봉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 내부.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마트 카트를 끌며 유튜브로 헌법재판소 선고 라이브 방송을 지켜보던 서모 씨(50대)는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황은 없어지겠지만 이미 물가는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라 장보기가 무서운 건 여전하다”라며 “빵, 야채, 생선 등 안 오른 게 없다. 정치 상황보다도 가격이 안정돼야 망설이던 소비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마트를 찾은 김모 씨(30대) 역시 “앞으로도 소비 여력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라며 “월급이랑 물가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까 도무시 소비할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좌우하는 기준은 정치적 혼란 해소가 아니라 물가 안정과 소득 여력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날 만난 소비자들도 “정치 상황이 안정돼도 장바구니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소비는 그대로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채소 매대에서 파를 고르던 주부 장모 씨(40대)는 “탄핵 정국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월급쟁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것 같다”라며 “제품 가격이 다 올라서 이미 소비는 줄일 대로 줄인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어 “물가가 잡히지 않는 한 소비의 유의미한 변화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서는 탄핵 관련 중고 물품 거래 ‘활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기념해 굿즈를 나눠준다는 게시글./사진=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기념해 굿즈를 나눠준다는 게시글./사진=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오프라인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탄핵 이슈와 관련된 거래가 활기를 띠는 모습도 포착했다.

이날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헌법재판소가 선고를 발표한 이후부터 ‘윤석열 대통령 시계’, ‘윤석열 대통령 우표첩’ 등 윤 전 대통령과 관련된 매물 게시글이 10건 올라왔다. 헌재의 파면 결정 이후 매물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양새다.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탄핵 기념으로 굿즈를 드린다”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글 작성자들은 게시물을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애니메이션 관련 굿즈를 나눠주겠다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탄핵 결정을 기뻐하며 전 상품 10% 할인한다”는 일부 자영업자의 게시글도 확인됐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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