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선수처럼 2주를 계획해서 물로만 뺐어요."
배우 박해준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에서 노년의 관식을 연기하며 체중을 감량한 방법으로 '수분 다이어트'를 꼽았다. 다만 해당 다이어트는 극단적으로 수분을 빼 체중을 감량한다는 점에서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해준은 지난 1일 진행된 '폭싹 속았수다' 인터뷰에서 노년에 다발성 골수종 선고를 받은 후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7~8kg 정도를 2주 만에 뺐다"고 말했다. 관식의 초췌한 뒷모습은 박해준의 혹독한 다이어트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박해준은 경기를 앞둔 격투기 선수들이 체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열흘 정도는 하루에 물을 3리터씩 마시고, 그 후에 섭취량을 500g 정도로 줄인다"며 "그러면 몸이 물이 많이 들어오는 줄 알고 계속 수분을 배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촬영 하루 전부터 물도 안 먹었다"며 "몸엔 안 좋아서 따라 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연기할 땐 도움이 됐다"며 "몸에 힘이 없어서 휑해졌다"면서 웃었다.
실제로 격투기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체중 관리를 할 때 가장 마지막에 먹는 거로 '물'을 꼽았다. 그냥 물을 많이 먹기 힘들 땐 이뇨 작용에 효과적인 시나몬 가루, 커피 등을 타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격투기 선수 출신 방송인 김동현은 2019년 2월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물에 시나몬 가루를 타 먹는다"며 "시나몬 물을 타 먹으면 달기도 하고 포만감도 들고 배고픔을 참게 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물을 마시면 운동을 안 해도 살이 빠진다"고 했다.
시나몬은 수분을 배출하는 칼륨이 다량 포함돼 있고 지방세포를 축소하는 작용을 해 지방 연소를 촉진, 체중감량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울러 소화 촉진 및 혈당치나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등에도 효과가 있다.
전 격투기 선수 송가연은 경기 직전 체중 감량을 위해 "커피 물을 마신다"고 했다. 2리터 물병에 커피 에스프레소 원액을 섞어서 마시면 이뇨 작용을 촉진하고, 맹물을 마시는 것보다 질리지 않기 때문에 즐겨 먹는다고.
전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 역시 과거 경기를 앞두고 16kg을 감량해야 할 때 매일 수국 차를 마셨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엄밀히 말해 이는 '수분 감량'일 뿐 "다이어트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이어트는 식단 조절과 운동을 통해 체지방을 줄이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수분 감량은 단기간에 체내의 수분과 전해질을 조절하며 체중만 빠르게 줄인다는 것.
박해준이 한 것과 같은 수분 섭취 조절뿐 아니라 전문 격투기 선수들은 사우나에 15분에서 20분씩 들어갔다가 나오는 걸 반복하며 수분을 배출하기도 한다. 여기에 나트륨이 적은 저염식을 하고, 단백질, 저칼로리 채소 식단을 병행하며 경기에 맞는 체중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량 후 이를 회복하기 위해 스포츠음료와 소금물 등을 통해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화가 빠른 흰 쌀밥과 같은 단순 탄수화물과 닭가슴살과 계란과 같은 양질의 단백질 등을 섭취한다.
하지만 이러한 체중 관리가 선수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서 2015년 10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영국 리버풀존무어대 연구팀이 5체급의 종합격투기 선수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건강이 '경고'를 받을 수준이었다.
이들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린 것은 극심한 다이어트였다. 격투기는 체중에 따라 체급을 나누기 때문에 선수들은 원하는 체중을 만들기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선택한다는 것. 조사에 참여한 선수들은 셋 중 두 명꼴(67%)로 무리한 저염식을 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수분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관행은 위험하다며 2013년에 이 방법으로 일주일에 15kg을 뺀 브라질 격투기 선수가 사망한 사례를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