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하지 않았던 김혜성, ‘아메리칸 드림’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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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사진ㅣLA 다저스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김혜성. 사진ㅣLA 다저스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국가대표 내야수 김혜성(26)의 ‘아메리칸 드림’이 실현됐다. 행선지는 LA 다저스다.

메이저리그(MLB) 다저스 구단은 4일(한국시간) 김혜성과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3억84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보장된 계약기간은 3년, 금액은 1250만 달러다. 비공개 경쟁입찰인 포스팅의 마감시한이었던 4일 오전 7시를 목전에 두고 계약 소식을 전했다.

이로써 김혜성은 박찬호, 최희섭, 서재응, 류현진(현 한화 이글스)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역대 5번째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였던 정석, 최향남, 이지모, 남태혁, 최현일, 장현석을 포함하면 역대 11번째다.

피나는 노력을 통해 꿈을 이뤘다. 김혜성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7순위)로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해에는 1군 16경기 출전에 그치며 동기 이정후(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신인왕 등극을 바라보기만 했으나, 2년째인 2018년부터 KBO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성장했다.

김혜성은 KBO리그 통산 953경기에서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211도루의 성적을 거뒀다. 2021년에는 도루왕(46개)을 차지했고, 유격수(2021년)와 2루수(2022~2024년)로 모두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최초의 선수가 됐다. 지난해 127경기에선 타율 0.326(509타수 166안타), 11홈런, 75타점, 30도루를 기록했다.

고교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을 받는 등 동산고 시절부터 기량을 인정받았지만, 그에게 ‘만족’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2018년 136경기에 출전하며 기량을 인정받은 뒤에도 ‘자기반성’이 먼저였다. 지난해 1월 MLB 도전 의사를 밝힌 직후에도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늘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왔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자기 관리도 철저했다. 비시즌에도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체력 관리에 힘쓰고, 음식의 영양 성분까지 챙기며 건강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와 함께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을 합작했던 한 선수는 “(김)혜성이 형을 보며 정말 많이 배웠다. 식단 관리까지 정말 철저하더라”고 감탄했다.

마감시한 직전 계약이 이뤄졌지만, 김혜성에게 러브콜을 보낸 구단은 다저스만이 아니었다. 김혜성의 에이전시인 CAA스포츠 관계자는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 신시내티 레즈, 시카고 컵스 등에서도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같은 에이전시 소속인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뛸 수 있다는 점, 팀 내 입지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다저스를 택했다. 오타니는 김혜성의 계약이 발표된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한국어로 “환영합니다. 친구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혜성의 MLB 진출은 원소속팀 키움에도 경사다. 키움은 강정호, 박병호(현 삼성 라이온즈), 김하성, 이정후에 이어 역대 5번째로 빅리거를 배출하게 됐다. 김혜성의 꾸준한 노력을 지켜본 키움은 그가 MLB 도전 의사를 밝히자, 흔쾌히 수락했다. 그 덕에 김혜성은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2024시즌을 보냈고,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신고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내며 MLB 진출의 꿈을 이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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